반도체 현물시장에서 PC용 D램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미국 경기 회복 부진,중국 긴축정책 등의 영향으로 2분기 PC 수요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보통 7월 초부터 되살아나는 '백투스쿨(back to school) 수요'도 8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1일 D램 대표 제품인 DDR3 1기가바이트(128Mx8) 1333㎒의 아시아지역 현물가격은 개당 0.91달러로 전날에 비해 0.11% 떨어졌다. 이로써 DDR3 1기가바이트 현물가격은 최근 1주일 새 5.2%,한 달 전에 비해선 9.9% 하락했다. 올 들어 하락률은 16.5%,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64.8% 떨어진 가격이다.

DDR2 1기가바이트(128Mx8) 800㎒ 제품의 가격 하락폭은 더 크다. 이날 개당 현물가격은 1.07달러로 한 달 새 13.7% 내렸으며 올 들어 24.1% 하락했다.

D램 현물가격이 연일 최저가를 경신하며 떨어지고 있는 것은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PC 수요가 위축된 탓이라는 지적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올 1분기 반도체 재고를 미리 확보한 PC업체들이 2분기에 PC 수요가 살아나지 않자 반도체 추가 구매에 소극적인 것이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의 1차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공급은 1분기에 비해 2분기에 더 늘어났다고 구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당분간 반도체 가격의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구 연구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 IT시장이 부진할 뿐만 아니라 중국도 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을 계속하고 있어 단시일 내 PC 수요가 살아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내달까지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7월부터 생겨나는 신학기 수요도 8월로 미뤄지고 신학기 수요의 강도도 예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