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정부의 '골드뱅킹(금적립통장) 수익 과세'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신한은행은 지난 2일 각각 조세심판원에 정부의 골드뱅킹 수익 과세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를 신청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법률 검토 결과 골드뱅킹은 파생결합증권(DLS)이 아니고 수익은 배당소득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며 불복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들은 골드뱅킹이 금 실물을 토대로 한 거래이기 때문에 금융투자 상품으로 해석,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골드뱅킹을 DLS로 분류한 해외 사례가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까지 정부의 방침에 불복해 심판청구에 나선 것은 은행권이 조세심판원의 인용 결정(납세자 승소)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2003년 이후 은행 골드뱅킹에 세금을 매기지 않다가 지난해 11월 '골드뱅킹이 자본시장법상 DLS에 해당한다'고 해석해 수익에 세금을 매기기로 정했다. 금융위는 골드뱅킹이 출금 시 환율 손실 등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DLS라고 해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국세예규심사위원회에서 골드뱅킹의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규정해 과세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고객을 대신해 300억원의 세금을 대신 납부한 상태다. 은행별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5월 말 현재 신한은행 2800억원，국민은행 185억원，기업은행 122억원 등이다.

은행들은 골드뱅킹 과세 관련 심판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세심판원의 판결은 통상 신청 제기 후 90일 이내 나오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11월엔 골드뱅킹 수익 과세에 대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