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에 있는 세이부백화점 본점.최근 들어 여성복 매장 한편에 '레인 레인 레인'이라는 새로운 코너가 등장했다. 장마철을 대비한 여성용 레인코트와 장화를 파는 곳이다. 백화점 소매사업부 관계자는 "대지진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에서 여성용 비옷은 거의 팔리지 않는 아이템이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원전 사고가 일어난 뒤 전국 주요 백화점에서 레인코트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비를 조금이라도 피해 보려는 소비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인기를 끄는 비옷의 형태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움직이는 데 편한 짧은 길이의 비옷이 유행이었지만 요즘은 전신을 다 덮을 수 있는 판초 스타일의 비옷이 대세다. 니혼게이자이는 "패션보다는 기능 위주의 비옷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출근하거나 쇼핑할 때 가방은 물론 자전거 위의 바구니까지 모두 젖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판초 비옷이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옷의 소재가 예전보다 개선돼 착용감이 좋아졌다는 것도 판매량이 늘어난 요인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