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정치권의 감세 철회 움직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허 회장은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갖고 "감세로 재원이 많이 생기면 기업들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투자도 많이 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세철회는 그분들(정치인들)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전경련 회장으로서) 감세철회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정치권에서 '반값 등록금' 등과 같은 포퓰리즘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반값 등록금 아이디어는 잘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나온 게 문제"라며 "직원 자녀의 등록금을 대주는 기업 입장에서 등록금이 반값이 되면 혜택을 볼 수도 있겠지만,우리가 그런 즉흥적인 생각을 조장해서야 되겠냐"고 말했다. 허 회장은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계 입장에 반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나오면 "반대 의견을 제대로 내겠다"고 강조했다.

동반성장,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며 "무조건 도와준다고 해서 자생력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현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기업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고,대통령도 더 잘하라고 격려해 주신다"며 "정부의 공식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정부가 주도한 기름값 100원 인하와 관련,"나라가 있어야 기업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 고통분담에 동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7월6일로 끝나는 기름값 한시 인하의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그 정도면 충분히 고통분담이 된 것 아니냐"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허 회장은 지난 15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비공개 오찬회동을 가졌다. 정 위원장 측 요청에 따라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정 위원장은 "초과이익공유제는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시행하려는 것이지 법제화나 제도화를 통해 강제하려는 게 아니다"며 허 회장에게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