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한 배낭을 짊어진 백패킹 여행자(백패커)들이 지리산 둘레길 2코스가 시작되는 전북 남원군 운봉면사무소 뒤 서림공원에 모였다. 백패커들의 전국대회를 위해서다. 이틀치의 야영 장비와 먹을거리를 담은 배낭의 무게가 만만치 않지만 표정들이 밝다. 주말의 백패킹 여행을 기다리며 몇 번이나 배낭을 싸고 풀고 했을까. 초등생 백패커들의 귀여운 모습도 눈에 띈다.

배낭을 메고 자유롭게 다니는 백패킹 여행의 많은 장점 중 하나는 친환경적이라는 것.자신의 차량을 이용하면 반드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철도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다. 승용차에 익숙해 있다가 오랜만에 이용하는 대중교통….그중에서도 최종 목적지에 가기 위해 타게 되는 시골버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다. 귀경길에는 주말의 살인적인 교통체증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쉬며 돌아올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 아닐까.

이번 여행의 일정은 2박3일.운봉면을 출발해 첫날 야영지인 흥부골 자연휴양림,둘째 날 야영지인 산내면의 토비스 야영장까지 가는 코스다. 드디어 출발이다. 전국의 각 지역에서 모인 이들이 오늘 만큼은 목적지도,뜻도 같이하며 길을 나선다. 첫날 숙영지인 흥부골까지는 비교적 쉬운 평지형 오솔길이나 농로 등을 따라 네 시간여(10㎞)를 걷게 된다. 이 길은 얼마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인기연예인 이승기 씨가 걸으면서 '이승기길'이라는 별칭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백패킹 여행의 최대 장점은 이처럼 너무 힘들거나 어렵지 않은 길을 여유롭게 걸으며 진짜 여행을 즐기는 것 아닐까.





황훈 여행작가 · 백패킹하우스(backpackinghouse.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