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133층짜리 랜드마크빌딩 건설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랜드마크빌딩 개발사업자인 서울라이트는 "현재 사업구도로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초고층 빌딩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발주처인 서울시가 사업 조건을 변경해주지 않으면 포기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라이트는 △133층 빌딩 대신 최고 70층 높이의 빌딩 3개 건립 △100층으로 짓되 주거시설 비율 대폭 확대 등 두 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높이를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주거시설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가격 거품이 절정일 때 계획한 사업으로 시장 여건이 바뀐 만큼 사업 조건도 변경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랜드마크빌딩 건설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라이트의 요구를 들어주면 랜드마크빌딩의 의미가 퇴색한다"고 반박했다. 컨소시엄 주간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요구 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해 깨끗이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암DMC 랜드마크빌딩은 상암동 일대를 서울 서북부권의 업무 · 관광 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해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빌딩(640m)으로 계획됐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