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술,쌀,쓰레기봉투만 빼고 모든 상품을 10% 싸게 드려요. '

롯데슈퍼가 라면 우유 과자 과일 육류 생선 세제 휴지 등 매장에서 판매하는 거의 모든 품목을 10% 싸게 파는 행사를 연다. 슈퍼마켓,대형마트,편의점 등 기업형 소매점포에서 이처럼 특정 품목을 정하지 않고 매장 전체 품목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롯데슈퍼는 24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290여개 점포에서 담배 주류 양곡 쓰레기봉투 등을 제외한 전 품목을 10% 할인 판매하는 '슈퍼 데이' 행사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선 용량이나 패키지 형태와 상관없이 소비자가 매장에서 고르는 상품이 할인 대상이 된다. 롯데슈퍼의 1만7000여개 최소단위 품목 가운데 담배 술 쌀 쓰레기봉투 등 4개 상품군의 1000여개 품목을 제외한 1만6000여개 품목이다.

△'신라면 5개들이' 2920원에서 2620원 △'서울우유 1ℓ' 2100원에서 1890원 △'오뚜기케찹 500g' 1850원에서 1670원 등 유통업체 간 가격차가 나지 않고 할인행사에 등장하지 않는 시장점유율 1위 품목들도 예외없이 10% 싼 값에 판다. 정원호 롯데슈퍼 마케팅이사는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고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할인행사를 고민하다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상품을 고르면 바로 할인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일반 할인행사는 대부분 전단에 실리는 200~400개 세일 품목을 정한 뒤 유통 바이어와 협력업체 간 해당 품목에 대해 가격 조정이 이뤄진다. 협력업체는 전단행사를 통해 해당 품목을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에 공급가를 깎아주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이번 행사는 협력업체와의 사전 협의나 상품 공급가격의 조정 없이 롯데슈퍼가 단독으로 자체 마진을 낮춰 진행한다. 정 이사는 "회사 입장에선 상품 마진률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부담스럽지만 경영진이 '소비자와의 상생' 차원에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