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저장매체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이 '시리즈 9(사진)'을 출시한 후 소니코리아 한국HP 도시바 등도 낸드플래시를 이용한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 Solid State Drive)를 탑재한 노트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규진 도시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장은 "SSD는 최근 기술 발전으로 안정성 용량 가격 등의 측면에서 하드디스크에 전혀 밀리지 않는 성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SSD 탑재 제품들의 공통점은 얇고 가볍고 빠르다는 것이다. 하드디스크는 내부에 있는 디스크가 회전하면서 데이터를 읽고 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소음이나 발열이 생기고 속도도 느리다. 반면 SSD는 디스크가 아닌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해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빠르고 소음이나 발열도 없다. 시리즈 9이 부팅시간을 20초 이내로 줄일 수 있었던 것도 SSD의 빠른 구동속도 때문이다. 또 하드디스크보다 전력 소모도 적어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하드디스크에 비해 충격에 강해 데이터 손상이나 고장,오류 가능성도 낮다.

시장 수요도 SSD 제품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송재원 한국HP 퍼스널시스템그룹 이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하는 컴퓨터 수요를 분석한 결과 SSD탑재 제품을 주문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가 본격화할 경우 빠르고 가벼운 SSD가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SSD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점도 SSD 탑재 노트북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면서 SSD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가격 하락 속도에 비례해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SSD 시장이 올해 21억달러 규모에서 2014년 75억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