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이 너무 잘 걷힌다.이게 바로 감세 효과다!
한나라당까지 감세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표(票)퓰리즘이다. 3년 전만 해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감세를 대전제로 어떻게 세금을 깎아줄 것인가를 놓고 경쟁했다. 김진표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현 원내대표)은 10%인 부가세율을 한시적으로 7%로 낮추자는 입법안을 내기도 했다. 지금은 너나없이 감세 철회를 합창하고 있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세수(稅收) 현황이 어떤지나 알고 감세 철회를 주장하는가 묻고자 한다. 감세를 하면 세수가 줄어든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전혀 다르다. 2008년 1차 감세 이후 세금은 점점 더 잘 걷히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잉여금이 2009년 6조5000억원에서 작년 7조8000억원,올해엔 12조~13조원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다. 개인소득세 법인세 등이 각기 매년 2조~3조원씩이나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잉여금은 걷은 세금으로 예산을 다 쓰고도 남은 돈이다. 중립적인 국회 예산정책처도 올해 소득세 · 법인세 · 부가세 세수가 5% 이상 양호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결과는 '세율을 낮추면 시차를 두고 세수가 늘어난다'는 감세효과를 확실하게 입증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전체 취업자의 22.9%(무급가족종사자 포함 28.5%)로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세율을 낮출수록 조세회피가 줄어든다. 감세가 재정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원을 넓히고 GDP를 올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다. OECD 사무총장이 지속성장을 위해선 세율을 낮춰 과세 기반을 확대하라고 충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80년대 미국과 영국에선 세율을 낮췄더니 오히려 세수가 대폭 늘어난 전례를 이미 경험했다. 감세 반대론자들은 미국 레이건 행정부 시절 재정적자가 악화된 것을 감세 탓이라고 주장하지만 냉전시대 군비경쟁이란 사유를 애써 무시한 아전인수의 해석일 뿐이다.

드러난 증거는 쳐다보지도 않고 감세철회를 친서민 정책의 표본인 양 주장하는 것은 저급한 정치공세다. 더 한심한 것은 '부자감세'라는 야권의 집요한 프로파간다에 휘말려 한나라당은 자신의 성공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금을 더 걷어 복지에 더 쓰고 싶다면 세율을 낮추는 감세를 단행하라.지금 그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