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해외 생명보험담보부증권 펀드에 투자한 데 대해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단 이 펀드가 수익을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조차 고용부와 업계가 정반대의 판단을 하고 있다. 또 안정적 운용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기금을 도덕적 비난을 받은 일명 '사망채권'펀드에 투자한 데 따른 투자의 적절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 '수익률 과대 포장' 논란

고용부는 2007년 2월부터 해외 생명보험담보부증권펀드에 투자하는 '산은TIPs사모재간접펀드' 1~5호에 1200억원을 나눠 가입해 20%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20일 기준 27.74%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펀드의 수익률을 계산한 KBP펀드평가 관계자는 "재간접펀드인 만큼 해외펀드의 기준가를 반영해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해외 펀드의 기준가는 생명보험담보부증권 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장부상의 가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무수탁회사 관계자는 "기준가에 시가를 반영하려면 실제 거래되는 가격 정보가 충분히 있어야 하지만 최근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증권은 장외에서만 거래되기 때문에 거래 데이터가 없어 시가 산정이 불가능하다. 수익률 산정에 증권의 시가 자체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해외 채권 전문가는 "당장 증권을 팔아 현금화하려면 최소 20% 이상 손실이 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왜 사망채권에 투자했나

고용부가 12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사망채권'에 투자한 데 대한 '적절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사망채권은 생명보험유동화전문회사가 보험해지를 원하는 가입자들의 보험증서를 매입해 유동화한 채권이다.

보험가입자가 예상보다 빨리 사망할 경우 수익률이 올라가는 데다 사람의 죽음을 담보로 한 상품이란 점에서 일각에서 도덕적 비난을 제기하는 상품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2007년 시장이 급성장한 데다 부실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용부가 정부 기금 중에서는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해온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수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투자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른 기관들도 손실…파장 확산

고용부뿐만 아니라 부산저축은행과 대형 새마을금고도 '사망채권'펀드에 가입해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2008년 9월 100억원을 2개 펀드에 각각 나눠 S자산운용의 사모재간접펀드에 가입했다. 이 펀드는 이미 일부 손실을 확정한 채 환매돼 23억원씩 남아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