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카카오톡…"어디로 가시렵니까?" 물어보니
광고가 아닌 정보를 사용자간 주고 받게 해 '모바일 생태계의 허브'로 거듭날 것

잇따라 등장한 경쟁자, 이동통신사와 관련된 망중립성 압박, 서버 안정성 문제에 이어 최근에는 애플 아이폰 이용 불가 전망 등 사용자수 1700만명을 넘어선 국내 1위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카카오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톡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우선 서비스 안정성과 관련해 카카오톡은 지난 4월 1일 1000만 이용자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까지 두달여만에 무려 700만명의 사용자가 추가로 늘어나며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지난 24일 새벽에도 서비스 장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는 사용자 폭증에 따른 서버 관리 비용과 인력난 등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돼 왔다.

박용후 카카오톡 홍보이사는 29일 ""기프티콘(온라인 선물 쿠폰) 서비스 등으로 수익 구조를 만들어 현재 월 평균 20억~30억원을 벌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 이사는 그러나 "서버 증설 등 서비스 안정성을 위해서만 10억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관련 인력을 충원해 사원수가 106명에 이른다. 또 진행 중인 100가지 기능 개선 프로젝트 구현 등 사용자와 서비스에 대한 '투자'로 인해 '돈 안 되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톡의 수많은 경쟁자들
무료 서비스인 점에다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더 많은 사용자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카카오톡의 향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경쟁 서비스들이 각기 차별화한 서비스를 탑재해 속속 내놓고 있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거대한 자본을 이용해 시장 공략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사면초가' 카카오톡…"어디로 가시렵니까?" 물어보니
국내 1,2위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PC 연동이나 음성통화 기능 등을 탑재한 '네이버톡'과 '마이피플'을 내놓고 이동통신사인 KT도 '올레톡'을, 탈통신을 선언하며 '와글'을 내놓은 LG유플러스(LG U+)의 경우 샤넬백에 장학금까지 선물로 제공하는 등 이벤트 공세를 펴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사용자의 습관이 돼 버린 카카오톡의 독주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과거의 경우를 비춰 볼 때 사용자간 관계가 주된 요소인 '관계 지향형' 서비스는 1위 업체에 사소한 불만이 생기거나 눈에 띄는 기능 또는 흥미로운 요소를 갖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지인들이 옮기기 시작한 경우 해당 서비스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2000년대 초반을 주름잡던 추억의 커뮤니티 포털 '프리챌'은 유료화와 무리한 사업 확장 이후 사용자의 외면을 받았고 11년여만에 파산의 길을 걸었다. 한때 큰 인기를 끌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의 성장세에 급격히 밀리며 지난 1년사이 사용자수가 32%나 감소, 7400만명으로 떨어진 가운데 현재 '매각'까지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른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과 SNS 열풍이 동시에 일고 있지만 '제2의 IT버블'이 일각에서 우려되고 있는 데에는 이들 서비스의 '수익 구조'에 대한 의문이 많은 탓이다. 소셜커머스 그루폰은 4억달러가 넘는 적자 규모를, 트위터 등은 마땅한 수익 구조가 없다는 점이 리스크(위험 요소)로 지적돼 왔다.

◆카카오톡의 수익구조는?
박 이사는 그러나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없어서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라 '소탐대실'을 하지 않기 위해 고심 중이다"라며 "적자라기 보다는 '투자'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를 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앞서 수익 확보에 눈이 멀게 되면 사용자를 금방 잃게 된다는 두려움에서다. 유료화에 대해서도 카카오톡은 거듭 '100년 후에나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카카오톡은 음성 통화 기능도 같은 이유에서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음성 메시지 전송 기능은 제공하고 있지만 현재 통신 환경에서 불안정한 서비스를 내놓기 보다는 메시징 서비스 본연의 영역을 확고히 하겠다는 게 카카오톡의 구상이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게 주된 목표라고 카카오톡 측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향후 2000만 사용자와 하루 메시지 전송량 10억건에 대비해 서버 안정성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더 많은 사용자 확보도 서두르고 있다. 회사는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은 이미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삼성전자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바다', PC·스마트TV용 등 다양한 버전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개발자 등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결국 의문은 카카오톡이 향후에는 수익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지로 향하고 있다. 게다가 새로운 수익 구조 마련은 현재 시급한 상황이다. 애플이 내달 1일부터 카카오톡과 KT가 손잡고 운영 중인 '선물하기(기프티콘)' 서비스 등 다른 결제 시스템이 적용된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앱스토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카카오톡은 앞서 이제범 카카오톡 대표가 "자동차 광고는 제품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는 '스팸'이지만 이것이 필요한 이에게는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수익 모델을 연내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박 이사는 밝혔다.

'사면초가' 카카오톡…"어디로 가시렵니까?" 물어보니
그의 설명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사용자의 니즈에 의해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방식'의 수익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구성하는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까지 품고 있다.

박 이사는 "카카오톡은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 서비스와 서비스를 이어주는 플랫폼이 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톡이 선보인 카카오링크(사진)나 기프티콘 서비스 등에서 진전된 구조라는 게 현재 단계의 구상이라는 얘기다. 카카오링크는 카카오톡을 통해 음악,동영상,뉴스 등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하는 서비스다.

또 한류 열풍과 관계된 서비스도 연내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마이피플은 인기 댄스그룹 소녀시대를, 네이버의 SNS인 '미투데이'도 연예인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는 카카오톡의 경우 최근 전 세계 각지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의 기세를 등에 업는다면 세계적인 메시징 서비스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련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1등 카카오톡의 고민과 수많은 예비 1등 업체의 힘겨운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