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와이셔츠를 등산복처럼 땀이 잘 마르는 소재로 만들 수 없을까. ' 더운 여름철 정장을 입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황성진 맥스어패럴 대표(37)는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해 100% 쿨맥스(cool max) 소재의 와이셔츠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4월 회사를 설립하고 기능성 셔츠 시장에 뛰어든 그는 "세탁기에서 나오는 즉시 바로 말라 있을 정도로 습기 건조가 빠르고 구김이 가지 않는 신개념 셔츠"라고 설명했다.

쿨맥스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등산 의류 등에 주로 쓰이는 소재의 명칭이다. 하지만 비닐처럼 얇고 흐물흐물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줘야 하는 의류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듀폰 닥스 등 유명 브랜드에서도 쿨맥스 셔츠를 내놓기는 했지만 이 같은 기술적 문제 탓에 쿨맥스 10~20%에 면을 혼방한 제품이 전부였다.

황 대표가 100% 쿨맥스 셔츠 개발에 뛰어든 것은 모 건설사 대표로 재직하던 중 느낀 불편함 때문이었다. 와이셔츠를 입고 건설현장을 방문한 날이면 늘 땀에 흥건히 젖어 집에 돌아와야 했던 것.그러던 그는 지난해 쿨맥스가 함유된 등산복을 입어본 후 '이거다' 싶어 무릎을 쳤다. 하지만 실험 삼아 만들어 본 셔츠는 주변 얘기처럼 모양이 잘 잡히지 않았다. 그는 기존에 하던 사업도 그만두고 1년 가까이 소재 연구에만 골몰했다.

쿨맥스 원사를 극세사로 만들어 한올 한올 짜내니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실크 같은 감촉을 표현할 수 있었다.

황 대표는 "미국 LA 지역 대형마트에 최근 납품이 결정됐다"며 "전력난에 따른 무더위로 쿨맥스 의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일본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