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체 LG에릭슨이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재령 LG에릭슨 사장은 2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LTE(롱텀에볼루션)와 파장분할다중접속 광가입자망(WDM-PON) 등 차세대 통신 장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장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WDM-PON 장비가 에릭슨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며 "내년에 상용화될 LTE용 펨토셀(초소형 기지국) 장비도 해외 통신사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릭슨은 지난해 7월 스웨덴 통신기기 업체 에릭슨이 LG노텔의 노텔 측 지분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한 회사다. 50 대 50으로 지분을 나눠 가진 두 업체가 각각 공동대표를 선임하는 형식으로 LG전자 출신의 이 사장이 최고경영자(CEO),에릭슨 출신의 마틴 윅토린이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고 있다.

LG에릭슨이 해외 진출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까닭은 이동통신장비 공급 위주의 사업 구조를 바꾸기 위한 것이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통신망을 구축할 때에는 매출이 빠르게 늘지만,거꾸로 통신망 구축이 완료되면 급격히 매출이 줄어드는 구조다. 이 사장은 "신사업을 확대해 현재 70%에 달하는 이동통신장비 매출 비중을 50%까지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는 "에릭슨과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개발한 WDM-PON을 국제 표준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는 전화국-가입자 구간에서 가입자별로 빛의 파장을 달리해 전송하는 기술로 전송 속도가 10기가에 달해 홀로그램 데이터도 보낼 수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