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던 'LIG건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법이 만들어졌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고 전자단기사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자단기사채 등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전자단기사채가 CP를 대체하면서 각종 문제점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 법은 기업들이 지금까지 종이로 발행하던 CP 대신 공인인증서를 기초로 전산시스템을 통해 단기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발행번호와 발행일,금액 등이 기입된 단기사채는 최소 1억원 이상,만기 1년 이내 기준으로 발행된다.

발행된 전자단기사채는 예탁결제원의 전산 시스템을 통해 기업별 발행 물량과 유통내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법안은 공포 후 1년6개월 이후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2013년 1월부터는 시행될 것이라고 금융위원회는 밝혔다.

최주섭 예탁결제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종이로 CP를 찍을 때에는 해당 기업이 얼마나 많은 어음을 발행했는지 알 수 없어 투자자들이 CP의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며 "투자자가 기업의 부실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부실기업이 발행할 수 있는 단기사채의 물량도 제한돼 투자자 보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단기사채 도입은 관련 금융상품의 등장도 이끌어낼 전망이다. 종이로 발행된 CP는 분할매매할 수 없었지만 전자단기사채는 소액으로 쪼개서 유동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발행과 유통이 온라인을 통해 간편해지면서 이전에는 물리적 요인으로 발행이 불가능했던 만기 2~3일짜리 초단기 사채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