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재정적자 감축 방안에 관한 행정부와 의회의 협상이 위기를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23일 공화당이 민주당의 세금 인상안에 반발해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세금인상을 협상 조건으로 고집하고 있다”면서 이날 조 바이든 부통령 주재로 열리는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재정적자 문제를 논의하는 의회협상단의 일원인 같은당 소속 존 카일 상원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1인자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세금 인상문제를 협상에서 제외하면 대화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며,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백악관과 민주당이 세금인상과 신규 정부지출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협상단에 포함된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하원의원은 공화당을 겨냥,“취약한 경제를 엄청난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은 재정적자 감축보다는 기업을 위해 세금을 낮추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정치권내 물밑작업이 계속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식으로든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8월초 디폴트에 대한 위기감은 높아지는 분위기다.현재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는 법정한도인 14조2940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일단 연방준비제도 예치 현금을 동원하고 특수목적 차입을 일시 중단하는 등의 비상조치를 통해 디폴트를 막아놓았다.

그러나 이런 비상수단은 오는 8월 2일 이후에는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 전까지는 증액에 합의를 해야 하는데,이날 협상 중단으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