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땅 투자때 3-3-4원칙만 지켜도 실패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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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민 전원주택업체 대정하우징 사장
관련서류3-조례3-현장확인 4, 땅 성격 꼼꼼히 살펴봐야
경춘선 인근 3.3㎡당 20만원에 사 10년 지나니 300만원으로 뛰어
서산ㆍ태안, 여주ㆍ이천 유망
관련서류3-조례3-현장확인 4, 땅 성격 꼼꼼히 살펴봐야
경춘선 인근 3.3㎡당 20만원에 사 10년 지나니 300만원으로 뛰어
서산ㆍ태안, 여주ㆍ이천 유망
"'땅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통하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어떤 토지인가가 중요하지요. 토지에 투자할 땐 '3-3-4 원칙'을 지키세요. 이 원칙만 지켜도 실패하지 않습니다. "
30여년간 토지 한 우물만 판 전원주택업체 대정하우징 박철민 사장(53)의 투자 노하우다. '3-3-4 원칙'은 토지 투자는 관련서류 확인 30%,각 지방자치단체 조례 확인 30%,현장 확인 40%로 이뤄진다는 박 사장 특유의 노하우다다.
◆3-3-4 원칙 유용
박 사장에 따르면 과거 개발 시기에는 어떤 땅이든 사두면 '대박'이 났다. 심지어 아무런 호재도 없는 '막 산'을 사도 돌이나 흙을 팔아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호시절'은 끝났다. 지금은 '땅의 성격'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 어떤 용도로 쓸 수 있는 땅인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예컨대 주변에 신도시가 개발되는 경우에도 아무 땅이나 수혜가 있는 게 아니라,새로운 인구를 대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등 용도가 있는 땅이라야 값이 오르는 것"이라며 "이러한 땅의 성격을 말해주는 게 바로 관련 서류,지자체 조례,현장"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서류는 토지이용확인원 등기부등본 등이다. 땅의 성격과 소유 관계를 명시한 기본적 서류다.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 이상이 오가는 토지 거래에서 이 정도 확인은 필수다. 놓치기 쉬운 게 지자체 조례다. 각 지자체 조례마다 규정이 달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박 사장은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법(산집법) 상으로는 경사도가 25도 이내면 개발이 가능하지만 난개발이 심했던 용인은 17도,화성은 10도 이내로 규제하고 있다"며 "만약 산집법만 보고 경사도가 20도인 용인의 토지를 사면 개발이 어려워 낭패를 보게된다"고 강조했다. 각 지자체 조례를 꼼꼼하게 확인한 후 현장에 가서 점검하면 '3-3-4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서도 해당 토지가 마음에 든다면 어느 정도 검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정부 · 대기업 개발지 유망
박 사장은 투자 유망 지역을 묻는 질문에 "개발 사업의 주체가 어딘지를 유심히 봐야 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앙 정부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곳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방에서는 서산과 태안,수도권에서는 여주와 이천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서산은 부석면에 '바이오 · 웰빙특구' 개발이 진행 중이고 태안은 기업도시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둘 다 현대건설이 주도하고 있다. 서산 · 태안은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가 연결돼 있어 교통 인프라도 갖췄다고 그는 덧붙였다. 여주와 이천의 경우 4대강 사업 수혜 지역이다. 강변 위락시설 개발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박 사장은 전원주택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 자신이 청평에 있는 전원주택에 산다. 향후 전원주택도 교통 여건에 따라 가치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2001년 경춘선 상천역 인근의 토지를 매입한 뒤 집을 지었다.
그는 "당시 3.3㎡당 20만원 정도 주고 토지를 샀는데 현재는 300만원 정도로 뛰었다"며 "전철뿐 아니라 도로 사정도 좋아져 선릉역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데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전원주택 가치도 뛰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오르고 있는 유가는 부담이라고 했다.
그는 동계올림픽 유치가 추진되고 있는 강원 평창지역에 대한 투자는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 도전하는 동안 제2영동고속도로 등 기반시설 개발 호재가 이미 반영이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만에 하나 또다시 유치에 실패했을 경우에는 예정된 개발 계획이 한없이 미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된다는 확신은 금물
박 사장은 2009년 교통사고를 당해 3년간 6번의 수술을 받았다. 제대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최근에 와서다.
얼마나 힘들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웃으며 "전화위복"이라고 답했다. 가장 힘든 시기였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병상에 누워있던 그 기간이 사업을 해서는 안 될 불황기였다는 것이다. 일을 벌였다면 크게 낭패를 봤을 것이라는 그는 "투자에서도 낙천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박을 노리는 자세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욕심을 부리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는 조언이다.
그는 "1억원을 갖고 있는데 확실히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매물이 3억원일 때가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될 거라는 자기 맹신이 욕심을 부르고 결국 실패하게 된다는 얘기다.
박 사장은 요즘 기획부동산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일에도 열심이다. 하소연할 데 없는 딱한 사정의 피해자들을 모아 법적으로 공동 대응하도록 돕고 이들을 구제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작업이다. 올해는 기획부동산의 도면분할로 휴짓조각이 된 평창지역 피해 토지를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 도로나 경사도 등 각각의 토지에 있는 긍정적 조건들을 모아 공동으로 각종 인 · 허가를 받는 기술적인 작업이다. 현재는 용인과 가평의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60세가 되고 70세가 돼도 은퇴할 마음은 없습니다. 더 늙어도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겠죠.단순한 돈벌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업의식을 갖고 그걸 실천해야 한다는 게 소신입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