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는 몇 년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어교육도시 조성 등 하반기 부동산 관련 호재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이 재평가될 것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주목받는 대단지 아파트

제주 아파트 시장은 노형동 연동 등 제주시 신시가지 단지들이 주도하고 있다. 대림e편한세상,한일 베라체 등 5년 미만된 단지들이 3.3㎡당 9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아라지구 KCC 스위첸에는 최고 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유명 브랜드 단지들이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연동 부국공인 김현옥 대표는 "3~4년 전부터 제주에도 아파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나홀로 아파트보다 유명 브랜드 대단지들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시 주택 보급률이 93%에 그쳐 주택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대에 그쳐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지 주변 토지도 관심

제주도는 지난해 3월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관리계획 변경고시에 따라 관리지역이 보존 · 생산 · 계획관리로 세분화됐다. 제주시 구시가지 주변 땅값은 지역경제 및 상권 침체 등으로 약보합세다. 연동과 노형동은 주민 편의시설 및 교육문화 시설이 몰려 있어 새로운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아라 삼양동 등은 각종 도시개발사업과 도로개설 등 접근성이 개선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혁신도시 신화역사공원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 등 각종 국책사업과 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개발지 인근 지역도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5년마다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도시관리계획이 지난해에 변경됐다. 일도2동 토지와건물공인 나성훈 대표는 "토지 시장은 주택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며 "외지인들은 양도소득세 중과 등 투자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첨단과학기술단지 등 호재 잇따라

오는 11월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면 해외 관광객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 중인 주요 프로젝트들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제주대 옆에 건립 중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도 주목 대상이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관련 기업과 공공 · 민간 연구소들이 들어서고 있다. 해발 고도가 높아 한라산과 해안 조망권을 갖추고 제주공항 시청 등도 가까워 제주의 산업 생산 및 연구기지라는 평가다.

서귀포 대정읍 일대에 조성 중인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도 관심이다. 학생 9000명을 수용하는 국제학교가 들어선다. 일부 학교는 오는 9월 개교한다. 2017년까지 총 2만3000여명이 거주하는 종합 교육문화 단지로 탈바꿈하며 주변 지역이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서귀포시 동홍동 일대에는 헬스케어타운 조성도 추진 중이다. 연동 골든팜공인 최은진 대표는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면 해외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국제 자유도시로 추진하는 사업들이 구체화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수요 확충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제주공항은 2020년이면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나성훈 대표는 "주말이면 항공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공항을 건설하든 기존 공항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든가 항공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23일 제주시 이도2동 제주벤처마루 컨퍼런스홀에서 '제주 부동산 시장 투자설명회'를 열어 한경베스트공인중개사 등 150여명의 참석자들과 시장전망에 대해 토론했다.

제주=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