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점은 창업시장의 대표적인 아이템 중 하나로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다. 전국적으로 문을 연 점포가 3만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변두리 골목상권이라고 해도 치킨점 간 경쟁을 피하기 어렵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개인 독립점이라면 브랜드 인지도에서 열세여서 더 고전하게 마련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골목상권의 25㎡(7.6평) 규모 소형 개인 치킨점이 인근 10여곳의 경쟁 점포를 너끈히 이겨내 눈길을 끈다.

서울 망우동에 있는 '맛치킨101111'은 테이크아웃 판매를 주로 하는 동네 치킨전문점이다. 숫자 '101111'은 맛치킨이란 간판을 내걸고 재창업을 선언한 날이 2010년 11월11일이어서다. 매장 내부에 테이블 4개가 놓여 있지만 손님 대부분은 테이크아웃으로 가져간다. 포장판매로만 하루에 60~70마리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주력 상품인 프라이드치킨 한마리 가격은 8000원.'고품질 저가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브랜드를 만든 전상헌 사장(53 · 사진)은 2004년 다니던 회사의 부도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창업시장으로 내몰렸다. 친구의 권유로 소규모 치킨전문점을 시작했다가 경험 부족으로 실패를 거듭했다. 일부 회수한 자금을 가지고 당시 비어있던 지금의 가게에 2000만원을 투자해 문을 열었다. 하루 3~4시간만 자면서 틈틈이 매장 내부를 예쁘게 꾸미고 맛을 연구한 끝에 지금은 20여개의 메뉴를 내놓고 있다. 배달을 아예 하지 않고 테이크아웃만으로 3년 연속 연간 매출 2억원을 넘기고 있다. 한 달로 치면 1800만~1900만원씩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한 달 순익은 600만원 선.

"어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나면 손님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어요. 그 집에 다시 가고 싶어하는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이죠.전단지 배포 같은 것은 거의 하지 않았는데 손님이 계속 늘었습니다. " 전 사장은 판매하는 시간 외에는 직접 음식 맛을 연구 ·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맛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어린이 고객용으로 개발한 '치즈아몬드순살치킨'은 예상외로 어른들의 술 안주로 인기가 높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개발한 '골드인삼순살치킨'은 6년근 인삼과 단호박,순금가루와 벌꿀로 만드는데,제조방법을 특허 출원해 놓았다.

전 사장은 "메뉴가 많아서 일이 많고 시간이 좀 걸리지만 그래도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나중에 찾아가는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리 튀겨 놓는 물량이 없고 손님이 전화로 주문한 직후 메뉴를 만들기 때문에 재고 손실도 없다. (02)439-9988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