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톡톡] 해커집단 룰즈섹 "항해 끝났다"…50일 만에 해체
5월 초부터 세계 보안업계와 트위터 세계를 달궜던 해커집단 룰즈섹이 해산한다. 룰즈섹은 26일 홈페이지에 올린 '룰즈의 50일(50 Days of Lulz)'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50일의 계획된 항해는 끝났다'며 "공포 증오 조롱 사랑 등 온갖 반응을 남겨둔 채 멀리 떠난다"고 밝혔다.

룰즈섹은 하지만 트위터(@LulzSec)를 통해 해커들에게 어나너머스IRC(@AnonymousIRC)로 모이라고 촉구하면서 '안티섹(#AntiSec)' 캠페인은 계속한다고 알렸다.

안티섹 캠페인은 룰즈섹이 해커 집단 어나너머스와 함께 추진해온 급진적인 인터넷 해방운동으로 사이버 보안까지 포함해 인터넷에 대한 모든 검열과 규제를 거부한다.

룰즈섹은 50일 동안 미국 상원 홈페이지에 이어 중앙정보국(CIA) 홈페이지를 해킹하고 이를 트위터를 통해 알림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소니 네트워크 해킹에도 가담했다고 밝혔고,브라질 정부와 미국 애리조나 주정부 네트워크도 공격했다. 애리조나 주정부를 공격한 뒤에는 해킹으로 빼낸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룰즈섹이 어나너머스에서 떨어져 나온 분파라고 분석하고 있다. 어나니머스의 계파인 어나너머스IRC도 트위터에서 '룰즈섹은 우리 전위대였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과 함께 룰즈섹이 해커들을 상대로 어나너머스IRC에 집결할 것을 요구한 사실에 비춰볼 때 룰즈섹은 해체 후 어나너머스IRC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룰즈섹은 '50일의 계획된 항해'를 통해 트위터에서 약 28만명의 팔로어(독자)를 모았다. 룰즈섹이 등장하면서 해커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 세를 규합하고 지령을 전파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인터넷 보안이 허술하다는 사실도 만천하에 공개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룰즈섹이 해체한다고 선언한 날 북서대양조약기구(NATO) 사이트가 해킹당했다는 것이다. NATO는 얼마 전에 어나너머스로부터 해킹 경고를 받았는데 과연 누구 소행인지….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