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단지에서 공급되는 상가(단지내 상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 7%대 수익률을 전제로 공급 예정가가 책정되면서 은퇴 예정자 등이 몰려서다. 입찰자가 증가함에 따라 예정가의 2~3배 값에 낙찰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비싸게 낙찰받으면 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진다"며 "예상 임대료,주변 상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6일 상가정보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139%였던 LH 단지 내 상가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올 상반기 157%로 높아졌다. 공급 점포 중 낙찰된 점포 수 비율도 작년 79.8%에서 91.5%로 올라갔다.

이달 들어 팔린 LH 단지 내 상가는 평균 낙찰가율 172.6%,최고 낙찰가율 389.4%를 각각 나타냈다. 예정가보다 2~3배 높은 낙찰 사례도 등장했다. 수원 호매실지구에선 32개 물량 중 3개 점포의 낙찰가율이 300%를 웃돌았다. 세종시 첫마을 상가 입찰에서도 낙찰가율이 200%를 넘는 사례가 나왔다.

장범구 LH 판매기획처 차장은 "생활비를 임대료로 충당하기 위해 LH 단지 내 상가를 사려는 은퇴 예정자들이 늘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공급 물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 낙찰가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임대 수익 가능

LH 단지 내 상가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LH는 연 7%대 수익률이 가능하도록 예정가를 산정한다. 이를 위해 주변 시세의 80~90% 수준에서 예정가를 정하고,아파트 100가구당 점포 1개를 배치한다. 민간 아파트 단지에선 평균 60가구당 1개를 들인다.

매입 금액이 평균 3억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매력이다. 윤병한 상가114 대표는 "서울 시내에서 근린생활시설 상가 1층을 분양받으려면 8억~9억원은 있어야 하지만 LH 단지 내 상가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 공급도 장점이다. LH는 매달 입주를 6개월가량 앞둔 단지 내 상가를 모아 매월 둘째주 금요일 입찰을 공고한다. 올 들어 월 50~80개 점포를 선보였다.

◆고가 낙찰 주의해야

상가 전문가들은 낙찰가가 예정가의 200%를 넘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입점 가능한 업종이 세탁소 편의점 등 생활필수시설로 제한돼 특정 상가 주인만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적어 상가 가격이 급등하기 힘든 만큼 시세차익을 겨냥한 매입은 삼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6개월 이상 충분히 연습하고 입찰에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상가도면 확보,현장 답사,입찰가 산정 등의 순서를 반복하는 가상 입찰을 여러 번 해보고 적정 수준에서 응찰하라는 얘기다.

길 건너편에 근린생활시설 상가가 있거나 상가가 많은 곳은 피하는 것도 요령이다. 같은 업종이 경쟁할 경우 대형화,브랜드화한 상권을 이기기 어려운 까닭이다. 500가구 이하거나 상가 점포가 3개 정도밖에 없는 곳에선 입주민들이 원정 쇼핑을 하는 경향이 강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hankyun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