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 중국정부가 자연재해라고 규정한 3년간의 대기근에서 약 3000만명이 굶어 죽었어요. 도시와 농촌의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서 농촌에선 아무리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절망이 컸죠.급격한 경제성장 이면에는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의 역사가 있고 여전히 가난과 싸우고 있는 많은 중국인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중국 정부를 비판해온 그는 중국의 세 가지 현실을 지적한다. 첫째는 개혁 · 개방 이후 발전된 중국의 모습이고,둘째는 모두가 말하지 않는 은폐된 현실이다. 이번에 그가 소재로 삼은 것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현실,즉 역사다. 그는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에 따라 형제 · 자매 없이 태어난 젊은 세대는 사회의 역사뿐만 아니라 가족의 역사에도 무관심하다"며 "어찌 보면 진정한 사랑을 모르는 세대"라고 표현했다.
베이징작가협회의 1급 작가로서 그는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는 처지를 이렇게 털어놨다. "정부가 작가들을 관리하는 체제는 중국과 북한에만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회사(정부)를 비판할 수 없는 회사원의 처지와 같죠.저는 현실을 반영하는 데에서 다소 비켜나 예술성을 추구했던 젊은 시절의 초기작들 덕분에 1급 작가가 됐는데 지금이라면 힘들었을 거예요. 월급을 받으면서 비판적인 글들을 쓰니까…."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조만간 아시아에서 나온다면 중국이 아니라 한국 작가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위대한 작가와 작품은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데 중국 작가들의 글쓰기는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이 좋아져 이제 중국에서도 작가들이 원하는 것을 쓸 수는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출간이 안 된다는 겁니다. 정부가 출판사들을 틀어쥐고 관리하니까요. 자연히 논쟁이 되거나 사회를 비판하는 얘기보다는 대중적이고 소비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들이 환영받고 독자들도 이런 문학에 익숙하죠.걱정입니다. "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