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과학 연구자들은 경쟁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연구는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고,오랜 기간 기다려야 하고요.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대학이 재정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

마쓰모토 히로시 교토대 총장(사진)이 말하는 이 대학 경쟁력의 핵심이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연구 과제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마쓰모토 총장은 기존처럼 정부 기금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 법인화 등 변화하는 현실에 맞게 대학도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 보조금 문제를 개혁하고 있다는데.

"정부 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대학도 독자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한 때다. 교토대 역시 우리만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경쟁에 익숙하지 않은 기초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재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대학이 운용할 수 있는 재원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 정부가 배분하는 자금을 많이 따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명예교수가 과학 연구비 신청 서류 작성을 도와주도록 제도를 마련한 게 이런 배경에서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정부나 프로젝트 자금 집행 기관에 대한 정보 수집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새로운 연구 기획을 위해 학제융합교육연구추진센터도 발족시켰다. "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원동력은.

"'다원적인 과제의 해결에 도전하고,지구촌 사회의 조화로운 공존에 기여하기 위한 자유와 조화.' 이게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다. 한마디로 자유와 자립을 존중하는 학풍이 노벨상 수상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기존의 가치 체계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활발한 토론이 교토대의 장점이다. "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 취업이 관건인데.

"100% 취업을 목표로 경력지원센터를 통해 학부 졸업생,석 · 박사 취득(예정)자의 취업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교토대 신진연구인력 경력경로 다변화 계획'이라는 게 있는데 교토대가 중심이 돼 일본 전역의 연구소,기업,학회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활약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제도다. "

교토=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