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호주가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보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에게 반기를 들었다.

캐나다와 호주는 차기 IMF 총재로 멕시코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중앙은행 총재(사진)를 지지한다고 25일 밝혔다. 양국은 IMF 부총재와 멕시코 재무장관을 지낸 카르스텐스가 IMF 회원국들과 원활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세계 경제가 직면한 도전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 배경을 설명했다.

카르스텐스는 이에 따라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페루 칠레 등 라틴아메리카 12개 나라에다 캐나다(IMF 의결권 3.65%)와 호주(3.63%)를 지지 국가로 추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 이사회 내 파울루 로구에이라 브라질 이사의 말을 인용해 카르스텐스가 브라질(2.70%)의 지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와 호주를 포함해 카르스텐스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국가들의 의결권은 모두 합해야 30%에 미치지 못한다. 라가르드는 선진국 중심의 유럽에서만 36%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WSJ는 선진국인 양국의 카르스텐스 지지가 라가르드로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기에 역부족이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수출 대국인 캐나다와 호주는 원자재 수입 블랙홀인 신흥국가들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

캐나다의 경우 글로벌 은행세 도입과 원자재 투기 규제를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지역 내에서 주요 무역 파트너이기도 하다.

IMF 관계자는 "캐나다와 호주는 유럽의 IMF 총재직 독식을 저지한다는 명분과 함께 글로벌 경제 · 외교 역학관계에서 실리까지 챙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