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의 미래는 한국의 모리(森)도시기획입니다. " 모리도시기획은 일본의 복합문화타운 롯폰기 힐즈를 기획 · 운영하고 있는 회사로 디큐브시티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주말 대성 디큐브시티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현장사무실에서 만난 차도윤 대성산업 유통부문 사장(57 · 사진)은 "디큐브시티를 발판으로 세계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차 사장은 "각종 인허가부터 시공,입점 브랜드 선택까지 대성이 직접 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단지 개발과 관련해 자문을 구하는 곳들이 많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에너지에서 컨설팅으로

연탄공장 부지에 짓고 있는 디큐브시티에는 에너지 기업 대성의 미래 변신을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차 사장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쇼핑몰과 리조트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라며 "디큐브시티를 시작으로 자체 부동산 개발부터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만 해도 동대문 상가들처럼 건물을 지은 뒤 분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유통 산업의 성장성을 확인한 뒤 직접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며 "기존 백화점과 같이 네모난 형태로 계획했던 설계부터 모든 걸 뜯어 고치고 롯폰기 힐즈에 참여한 미국의 저디 등을 참여시켰다"고 설명했다.

대성은 디큐브시티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통 ·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경기 용인 구갈에선 디큐브시티 2탄을 준비 중이다. 차 사장은 "화장품 공장 자리를 2002년 인수해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내년 초 승인을 받으면 신도림의 세 배 크기로 아파트 단지와 쇼핑몰이 있는 신개념 복합공간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경북 문경과 경기 포천 등에 보유하고 있는 임야 40㎢(1200만평)를 활용,리조트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7월1일 유통사업부로 분할

대성산업은 다음달 1일 건설사업부에 속해 있던 유통부문을 떼어내 별도 사업부로 확대 개편한다. 김영대 대성 회장이 지난 5월 창립 64주년 기념식에서 "올해는 유통 · 서비스 부문 진출의 원년"이라며 "디큐브시티에 사운을 걸겠다"고 선언했을 만큼 그룹의 기대도 크다. 요즘엔 김 회장이 매일 현장으로 출근해 2~3시간씩 직접 공사 마무리를 챙길 정도다. 김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2006년부터 매달 일본 모리를 찾아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차 사장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1만6500평에 달하는 넓은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이 많았는데 패스트 패션이 인기를 끌며 H&M,유니클로,자라 등이 입점을 약속해 국내 최초로 세계 3대 브랜드를 한곳에서 모두 선보이게 됐다"며 "이젠 국내외 기업들이 너도나도 자리를 달라고 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그는 "내년까지 연매출 3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건설에 투입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은 연내에 지분 절반가량을 부동산 펀드 등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사장은 1979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경영관리실 한국화약 등을 거쳐 한화증권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재무 · 회계 전문가로 꼽히며 삼진알미늄 골든벨USA 등의 인수와 설립 작업을 했다. 김 회장의 처남으로 2003년 대성에 합류했다.

조재희/윤성민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