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2011회계연도 하반기(2011년 10월~2012년 3월)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하반기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지진 피해 복구 수요와 해외 매출 증가세가 상반기의 부진을 털어낼 주요인으로 꼽혔다.

◆상반기 손실,하반기에 만회

니혼게이자이가 1533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올 회계연도 하반기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3조9600억엔(1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전체로는 22조7600억엔(295조원)의 경상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보다는 6%가량 적지만 평년 수준은 웃도는 실적이다. 연간 이익 규모는 재작년(15조5300억엔)보다 50% 가까이 많고,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07년의 70% 수준에 달한다.

올 상반기(2011년 4~9월) 실적이 극히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가을부터 기지개 켠다

니혼게이자이는 "하반기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부터 지진 복구 자금이 본격적으로 투입되고 해외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수익 개선 추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전업체인 도시바는 하반기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42%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인프라 복구 사업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철강산업과 건설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부품공급망이 무너지면서 고전했던 자동차산업도 체력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회사인 혼다 관계자는 "생산량이 7월부터 전년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20% 정도의 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생산거점의 정상화 시점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도요타자동차는 지진 이후 감산에 들어갔던 북미공장을 9월부터 정상 가동할 계획이다. 예상보다 두 달가량 앞당긴 것이다.

◆엔고와 전력난이 복병

일본 기업들의 올해 경영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니혼게이자이 설문조사에서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48%가 올해 매출과 경상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대답했다. 매출은 줄겠지만 이익 규모는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22%였다.

그러나 불투명한 요인도 적지 않다. 엔고와 전력난이 대표적이다. 대지진 영향으로 도요타자동차의 일본 내 17개 공장 중 11개가 현재 전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정기 검사 중인 원전의 재가동이 지연되면 일본 기업들의 경영계획이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