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밀1리는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에 있다.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아호 및 본명 · 난도 김병연)의 생가와 묘,문학관 등이 있어 김삿갓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영월군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2009년 10월 면의 명칭을 종전 하동면에서 김삿갓면으로 바꿨다.

'예밀리'란 지명은 1914년 일제가 행정구역을 통폐합할 당시 '예미(禮美)'와 '밀(密)골'의 첫 자를 따온 것이다. 특히 '밀골'은 고려 의종 때 밀주라는 관청이 있던 곳으로 옥동(玉洞)에서 예밀교를 건너면 처음 나오는 마을이다. 외적의 침입이 있을 때 난리를 피하면서 적을 칠 수 있는 천혜의 요새였다. 이에 따라 임시로 고을을 옮기고 '밀주'라 했다. 지금도 '밀주'나 '밀동'이라고도 한다.

당시 고을 원이 살았던 '원터'도 밀동에 있다. 지금의 마을회관 근처다. 고려시대 때 밀주의 청사가 있었고 이후 조선시대에는 세곡을 보관하던 두창으로 쓰이기도 했다.

예밀 포도마을은 영월읍에서 지방도 88번을 타고 남동쪽으로 약 10㎞가량 내려가면 나타난다. 영월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고씨동굴에서 김삿갓 유적지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 마을 뒤편에는 해발 833m의 덕가산과 삼봉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며 앞쪽에는 남한강 지류인 청정 옥동천이 유유히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농촌마을이다. 여름이면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지형적 특색을 갖고 있다. 주민들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

2001년부터 마을 자체적으로 포도축제를 개최하면서 예밀 포도마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도 풍부한 데다 석회암지대라는 특성 때문에 포도와 감자가 잘 자란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기도 했다.

특히 농촌진흥청의 톱프루트(top-fruit) 프로젝트 시범사업단지로 선정된 예밀포도작목반의 김삿갓포도는 당도가 높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06년에는 농촌체험관광마을로 선정됐고,1사 1촌 상도 수상했다. 2007년 새농어촌건설운동과 농촌 건강장수마을육성사업에 선정된 뒤 2008년 제7회 농촌마을가꾸기경진대회에선 장려상을 받았다.

2007년 9월 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410㎡의 대지에 2층 목조건물로 개관된 농촌체험관도 눈길을 끈다. 1층은 체험장 및 교육 용도로 활용되며 2층은 2실 규모의 숙박시설까지 갖췄다. 도시민들이 농촌체험과 휴식 및 휴양을 할 수 있는 도 · 농교류의 핵심 시설인 셈이다. 이곳을 근거지 삼아 4계절 농촌체험관광 및 도 · 농교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연중 자연생태 · 전통문화 · 지역문화 · 솔밭휴양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봄(3~5월)에는 달래 냉이 등 봄나물을 채취하는 체험이 흥미를 끈다. 포도마을이란 이름에 걸맞게 포도밭에 거름을 주는 경험도 할 수 있다. 6~8월로 이어지는 여름에는 물놀이,고기잡기,포도봉지 씌우기 등 체험이 가능하다.

특히 청정 옥동천에서 잡아 올린 도리뱅뱅이는 이곳만의 특산품이다. 어른 손가락만한 싱싱한 피라미로,바삭하게 튀긴 뒤 달착지근하고 매콤한 양념 소스를 골고루 발라 다시 한 번 살짝 지져낸 도리뱅뱅이의 맛은 일품이다. 감자나 옥수수 수확에 참여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수확철로 접어드는 가을(9~11월)에는 포도를 직접 따보는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감 등 다른 과일도 직접 따볼 수 있다. 덕가산이나 마대산 등 가을 풍경도 볼 만하다. 김삿갓 문화큰잔치와 같은 축제도 열린다.

농한기인 12~2월에는 전통 공예를 배울 수 있다. 옥동천에서 타는 썰매도 인기가 많다. 아울러 전통 짚공예 만들기,클레이 체험 등도 준비돼 있다.

산 아래 명당 지역에 그림같이 지어진 펜션 7동은 누구나 한 번 구경한 사람이라면 묵고 싶을 법한 숙소다. 유럽형 펜션과 통나무집을 섞어 놓은 듯한 펜션시설 및 넓은 족구장과 농구장,벤치,야외 헬스시설까지 없는 것이 없다. 예밀포도마을의 휴양 시설도 싼 가격에 빌릴 수 있다.

마을 인근 주요 관광자원으로는 덕가산을 중심으로 한 산악 및 계곡자원과 옥동천의 수변자원,포도와 폐다리를 활용한 포도 공원 및 와석재 메밀꽃밭 등이 있다. 예밀리가 속한 김삿갓면 일대엔 영월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고씨동굴,김삿갓 유적지,김삿갓 계곡 등이 분포하고 있다.

김삿갓 계곡에는 조선민화박물관,청전 전각박물관,묵산미술관,김삿갓 문학관 등 다양한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김삿갓 문학관에는 김삿갓의 생애와 발자취를 좇아 일생을 바쳤던 정암 박영국 선생의 방대한 연구 자료가 전시돼 있다. 멀티미디어 등을 활용해 다양한 관련 자료가 상영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신갈(경부)·호법(중부)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원주에 있는 만종 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옮겨탄 뒤 제천 나들목에서 나온다. 38번국도를 쭉 타고 오면 영월군에 도착한다. 서영월 교차로에서 88번 지방도로로 갈아탄 뒤 남동쪽으로 10㎞ 내려오면 김삿갓면이 나타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하거나 청량리역에서 떠나는 열차를 타도 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hyemi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033)372-7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