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소박한 시골 인심이 한데 어우러진 옛날솜씨마을 구경오세요. "

할아버지 · 할머니의 손맛과 정이 넘쳐나는 김천옛날솜씨마을은 해발 1313m의 수도산 자락에 있는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에 자리잡고 있다. 심산유곡을 따라 울창한 수목과 옥류가 어우러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비경을 간직한 곳으로 꼽힌다.

장뜰마을로도 불리는 이곳은 2003년 농촌전통 테마마을,팜스테이,산촌생태마을,농촌체험 및 휴양마을로 지정받았다. 집집마다 한 가지씩 솜씨를 발휘해 문패에 이야기를 담았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마을의 살아 있는 전설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드리 정자나무가 반긴다.

이 마을은 어린이,청소년,가족 단위의 도시민이 농촌을 체험하고 지친 마음과 몸을 회복할 수 있도록 꾸몄다. 가마솥옛날찐빵과 전통떡 체험,짚풀공예,농사체험,전래놀이,물놀이 등을 통해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들을 마련했다.

특히 해발 500m 깊은 골에서 자란 콩으로 가마솥 촌두부를 만들어 보고 가마솥 옛날찐빵을 쪄먹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밤에는 쏟아질 듯한 별들을 바라보며 아궁이에서 감자를 구워먹거나 옹기종기 둘러앉아 짚신,새끼,짚 인형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밤참으로 찐 옥수수에 약단술 한 잔을 걸쳐보며 행복해 질 수 있는 밤의 정취는 여행의 느낌을 평생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가 지나면 수확을 시작하는 고랭지 감자는 수확의 기쁨과 농업의 중요성을 마음에 가득 담아준다.

옛날솜씨마을은 다품종 소량 재배를 하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봄에는 고로쇠수액 고사리 산나물 등을,여름에는 감자 찰옥수수 등을 수확한다. 가을에는 호두 오미자와 송이버섯 능이버섯 야생국화차를,겨울에는 더덕 도라지 등을 재배한다. 사찰음식의 영향을 받은 야생차와 감자부각,고추부각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재료로 만드는 산채비빔밥과 흑염소,토종닭 등도 유명하다.

관광지와 숙박시설도 많다. 청암사 수도암 수도산 모티길 무흘구곡에는 농가민박이 가능해 도시민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재충전의 기회를 준다. 청암사는 신라 헌안왕 3년(859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 속에 천년고찰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의 승가대학에는 150여명의 스님들이 수행 · 정진한다. 수도산 북쪽 기슭의 불령동천에는 수도암이 자리잡고 있다. 경내에는 보물 제307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등 보물 3점이 소장돼 있다.

김천의 수도리와 황점리를 잇는 모티길(수도녹색숲 코스)은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을 만하다. 수도마을에서 출발해 국유임도~단지봉 중턱~황점리(원항정)에 이르는 15㎞ 거리다. 길을 걸으며 김천의 농촌 산간오지마을과 청암사(수도암)를 볼 수 있다. 해발 1000m의 임도숲길을 걸으며 사계절 풍경과 낙엽송 산림테라피도 체험 할 수 있다. 매년 3월 초순 열리는 '수도산 · 목통령 고로쇠축제'에서는 농촌의 소박함과 농민들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다. 8월 초의 '한여름 밤의 작은 음악회'는 더위를 식혀주는 아늑한 추억이 된다.

옛날 전통을 살린 민박집과 식당에서는 제철에 수확한 농산물과 산채 중심으로 식사를 제공한다. 각 집의 특색을 살려 상호를 지은 민박집이 특색있다. 단체 손님이 이용하기에 편한 넓은 방도 있다. 벌꿀채취 및 제기에 관련한 옛추억을 느낄 수 있는 소망의 집,서리 내리는 늦가을이면 처마 밑에 곶감이 주렁주렁 매달리는 정원속의 집,짚신 만드는 솜씨가 좋고 다양한 짚풀공예를 감상할 수 있는 짚풀공예집 등이 있다. 또 앙증맞은 꼬마 메주 솜씨가 좋은 사거리정자집,은은하게 퍼져오는 야생화 향기에 아침 일찍 눈을 뜨게 되는 상록수의 집,손맛 좋기로 유명한 흑두부를 맛볼 수 있는 평촌흑두부집 등도 찾을 만하다. 인터넷을 통해 집주인과 음식을 확인한 뒤 예약하면 된다. 농가마다 숙박비가 다르기 때문에 홈페이지(www.somsi.go2vil.org)에 안내된 연락처로 먼저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탄 뒤 김천IC를 나와 3번국도를 따라 대덕면을 지나 30번국도 성주방향으로 길을 바꾼다. 이어 가룻재를 지나 8.5㎞를 달려 청암사방향으로 우회전하면 평촌리를 거쳐 옛날솜씨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서울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무주IC를 지나 무주읍을 거쳐 30번국도 성주방향으로 들어선 뒤 나제통문과 대덕면을 거쳐 가룻재를 지나는 길을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김천터미널에서 옛날솜씨마을 사이를 하루 8회 왕복하는 버스를 타면 된다. 문의 전화는 (054)437~0455. 야간에는 최병술 위원장(011-822-5499)이나 서숙경사무장(010-3323-0455)에게 연락하면 된다.


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