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전북 임실 치즈마을, 내가 직접 만든 치즈 얼마나 맛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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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치즈마을.'
전북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에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며 바른 먹을거리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있다. 바로 임실 치즈마을.느티나무 가로수길이 그림 같이 펼쳐져 있는 이곳은 원래 '느티마을'이었다. 그랬던 것이 2006년 마을 총회에서 치즈마을로 이름을 바꾸었다. 임실치즈의 발원지를 찾는 탐방객이 느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체험마을 운영에 나설 요량에서였다.
한국치즈의 대명사가 된 '임실치즈'의 씨를 뿌린 이는 푸른 눈의 신부였다. 1966년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스테벤스(한국명 지정환) 신부가 임실성당에 부임하면서 평범한 농촌마을에 변화가 시작됐다. 가난에 찌든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먹을거리를 고민하던 지 신부는 들판에 지천으로 널린 풀에서 낙농을 떠올렸다.
산양 2마리를 키우며 젖으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고,사목관에 굴을 파가며 발효실험을 거듭한 끝에 한국 최초로 피자용 모차렐라치즈를 만들어 냈다. 그는 치즈비법을 주민들에게 전파하고 1967년엔 임실읍 성가리에 임실치즈 공장을 설립했다.
33㎡(10평) 남짓한 흙벽돌 건물은 치즈제조장,그리고 12m 깊이의 땅굴은 발효실이었다. 1968년 카망베르치즈,1969년 정환치즈에 이어 1970년 체다치즈를 생산해 조선호텔에 납품하면서 임실치즈는 주민들의 자활 기반이 됐다. 지 신부가 1981년 임실치즈공장을 주민 협동조합으로 변경한 뒤 운영권과 소유권을 조합에 넘기면서 치즈는 임실의 대표적인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임실 치즈마을이 치즈체험마을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2004년.정부의 녹색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되면서부터다. 2005년엔 주요 소비자인 도시생협 회원들에게 전국 최초로 치즈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색적인 데다 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입소문을 타면서 갈수록 방문객이 늘어갔다. 지금은 연간 6만여명이 다녀간다. 매출이 15억원을 웃도는 전국적인 체험마을 명소로 자리잡았다.
치즈체험은 2003년 구성된 마을운영위원회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현재 75가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생활을 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부업으로 마을 운영에 참여한다. 체험 지도,방문객 안내,유제품 판매 등 각자 한 가지씩 일을 담당한다. 치즈체험으로 얻은 소득은 마을에 쓰인 뒤 나머지가 회원 몫으로 돌아간다. 우선 마을발전기금으로 쓰인다. 건물도 짓고 편의시설도 만드는 한편 장학,노인복지,아동복지 등에 우선적으로 지출된다. 또 일부는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데 활용된다. 여기에 부가세 · 카드수수료 · 마을세 등을 공제한 뒤 전체 수익의 60%가량이 농가에 지급된다. 조기현 마을운영위원장은 "치즈마을 운영 목적은 단순히 치즈 판매나 홍보가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공동체 조성을 위한 것"이라며 "그래서 마을의 캐치프레이즈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치즈마을'로 했고 찾아오는 탐방객들도 귀한 손님으로 모시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실 치즈마을은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봄에는 논에 우렁이 · 오리 방사,시금치 · 호박 수확 등이 있다. 여름에는 음악회,대나무 물총쏘기가 인기있다. 가을에는 추수감사제,농산물 수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에는 고예,민속놀이,보름달축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연중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은 치즈와 우유 관련 체험이다. 치즈 만들기,경운기 타기,치즈돈가스 먹기,초지낙농체험,피자체험,산양유비누체험 등이 있다.
치즈만들기는 우유가 치즈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과정이다. 특히 치즈 만들기는 아이들의 호응도가 높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도시민들이 경험하기 힘든 경운기 타기는 65세 이상 마을 노인들이 직접 운전해 마을의 구석구석과 자연환경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치즈돈가스 먹기체험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돈가스를 유기농 채소와 더불어 시식하는 행사다. 초지낙농체험은 목장에서 진행된다. 송아지 우유 주기와 썰매 타기 등을 푸른 초원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송아지 우유 주기는 동물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밖에 산양유 비누체험은 천연재료와 산양유를 넣어 '나만의 비누'를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치즈와 관련된 농촌 체험활동은 모두 가능한 셈이다.
이 밖에 임실치즈마을의 먹거리는 유기농 채소,된장,치즈비빔밥 등이 있다. 볼거리는 사선대,옥정호,성수산 등이 있다. 구입할 수 있는 특산품은 오리 · 우렁이쌀,치즈,치즈두부,이플유가공 등이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다 전주IC로 진입하면 된다. 이후 전주시내(동부우회도로)를 관통해 17번 국도를 타고 전주에서 남원 방면으로 약 30㎞ 가면 좌측으로 임실역이 눈에 들어온다. 임실역을 지나 임실군청 반대편으로 좌회전해 솟대로 장식된 나무문으로 진입하면 된다. 약 3시간30분 소요. 홈페이지(http://www.farmstay.co.kr)를 이용하면 팜스테이 마을,특산물,먹을거리 정보 등을 얻을 수 있고 상담이나 예약도 가능하다.
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전북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에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며 바른 먹을거리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있다. 바로 임실 치즈마을.느티나무 가로수길이 그림 같이 펼쳐져 있는 이곳은 원래 '느티마을'이었다. 그랬던 것이 2006년 마을 총회에서 치즈마을로 이름을 바꾸었다. 임실치즈의 발원지를 찾는 탐방객이 느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체험마을 운영에 나설 요량에서였다.
한국치즈의 대명사가 된 '임실치즈'의 씨를 뿌린 이는 푸른 눈의 신부였다. 1966년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스테벤스(한국명 지정환) 신부가 임실성당에 부임하면서 평범한 농촌마을에 변화가 시작됐다. 가난에 찌든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먹을거리를 고민하던 지 신부는 들판에 지천으로 널린 풀에서 낙농을 떠올렸다.
산양 2마리를 키우며 젖으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고,사목관에 굴을 파가며 발효실험을 거듭한 끝에 한국 최초로 피자용 모차렐라치즈를 만들어 냈다. 그는 치즈비법을 주민들에게 전파하고 1967년엔 임실읍 성가리에 임실치즈 공장을 설립했다.
33㎡(10평) 남짓한 흙벽돌 건물은 치즈제조장,그리고 12m 깊이의 땅굴은 발효실이었다. 1968년 카망베르치즈,1969년 정환치즈에 이어 1970년 체다치즈를 생산해 조선호텔에 납품하면서 임실치즈는 주민들의 자활 기반이 됐다. 지 신부가 1981년 임실치즈공장을 주민 협동조합으로 변경한 뒤 운영권과 소유권을 조합에 넘기면서 치즈는 임실의 대표적인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임실 치즈마을이 치즈체험마을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2004년.정부의 녹색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되면서부터다. 2005년엔 주요 소비자인 도시생협 회원들에게 전국 최초로 치즈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색적인 데다 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입소문을 타면서 갈수록 방문객이 늘어갔다. 지금은 연간 6만여명이 다녀간다. 매출이 15억원을 웃도는 전국적인 체험마을 명소로 자리잡았다.
치즈체험은 2003년 구성된 마을운영위원회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현재 75가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생활을 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부업으로 마을 운영에 참여한다. 체험 지도,방문객 안내,유제품 판매 등 각자 한 가지씩 일을 담당한다. 치즈체험으로 얻은 소득은 마을에 쓰인 뒤 나머지가 회원 몫으로 돌아간다. 우선 마을발전기금으로 쓰인다. 건물도 짓고 편의시설도 만드는 한편 장학,노인복지,아동복지 등에 우선적으로 지출된다. 또 일부는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데 활용된다. 여기에 부가세 · 카드수수료 · 마을세 등을 공제한 뒤 전체 수익의 60%가량이 농가에 지급된다. 조기현 마을운영위원장은 "치즈마을 운영 목적은 단순히 치즈 판매나 홍보가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공동체 조성을 위한 것"이라며 "그래서 마을의 캐치프레이즈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치즈마을'로 했고 찾아오는 탐방객들도 귀한 손님으로 모시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실 치즈마을은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봄에는 논에 우렁이 · 오리 방사,시금치 · 호박 수확 등이 있다. 여름에는 음악회,대나무 물총쏘기가 인기있다. 가을에는 추수감사제,농산물 수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에는 고예,민속놀이,보름달축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연중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은 치즈와 우유 관련 체험이다. 치즈 만들기,경운기 타기,치즈돈가스 먹기,초지낙농체험,피자체험,산양유비누체험 등이 있다.
치즈만들기는 우유가 치즈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과정이다. 특히 치즈 만들기는 아이들의 호응도가 높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도시민들이 경험하기 힘든 경운기 타기는 65세 이상 마을 노인들이 직접 운전해 마을의 구석구석과 자연환경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치즈돈가스 먹기체험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돈가스를 유기농 채소와 더불어 시식하는 행사다. 초지낙농체험은 목장에서 진행된다. 송아지 우유 주기와 썰매 타기 등을 푸른 초원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송아지 우유 주기는 동물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밖에 산양유 비누체험은 천연재료와 산양유를 넣어 '나만의 비누'를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치즈와 관련된 농촌 체험활동은 모두 가능한 셈이다.
이 밖에 임실치즈마을의 먹거리는 유기농 채소,된장,치즈비빔밥 등이 있다. 볼거리는 사선대,옥정호,성수산 등이 있다. 구입할 수 있는 특산품은 오리 · 우렁이쌀,치즈,치즈두부,이플유가공 등이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다 전주IC로 진입하면 된다. 이후 전주시내(동부우회도로)를 관통해 17번 국도를 타고 전주에서 남원 방면으로 약 30㎞ 가면 좌측으로 임실역이 눈에 들어온다. 임실역을 지나 임실군청 반대편으로 좌회전해 솟대로 장식된 나무문으로 진입하면 된다. 약 3시간30분 소요. 홈페이지(http://www.farmstay.co.kr)를 이용하면 팜스테이 마을,특산물,먹을거리 정보 등을 얻을 수 있고 상담이나 예약도 가능하다.
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