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주택개발회사 콘스트루토라알타나의 사장인 프레드리코 아케베도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서 세 채의 집을 매입했다. 마이애미의 30만달러짜리와 50만달러짜리 콘도와 서니아일비치 인근 트럼프인터내셔널리조트의 100만달러짜리 별장이었다. 그는 "두 채는 투자용으로 구입했다"며 "상파울루에 비해 마이애미 집 값이 매우 싸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에 이어 브라질 투자자들이 미국 고급 주택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과 브라질 경제가 고성장하면서 자국 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이들 지역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미국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 말 이후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45.8% 오른 것도 브라질 투자자들의 구매력을 높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마이애미 주택에 몰리는 브라질 부자들

마이애미부동산협회(MAR)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마이애미에서 주택을 구매한 외국인 중 브라질인의 비중은 9%로 캐나다,베네수엘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크레이그 스터드니키 인터내셔널세일즈그룹 사장은 "올 들어 마이애미에서 50만달러가 넘는 집을 구매한 외국인 중 절반,마이애미 해안가에서 100만달러가 넘는 주택을 구매한 외국인 중 절반 이상이 브라질인이었다"며 "브라질인들의 투자수요가 기하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투자가 늘면서 마이애미 콘도거래가 올들어 5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79%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질인들은 거주하지 않더라도 바로 임대할 수 있는 마이애미 부동산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은 미국에서 실리콘밸리 하와이 뉴욕 등 다양한 지역의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중국은 또 지난 3월까지 최근 1년간 미국에서 963억달러어치의 부동산을 구매했다. 캐나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9%로 전년에 비해 4%포인트 늘었다.

◆집값 떨어진 미국에 대한 투자 매력 부각

미국 주택에 투자하는 브라질인과 중국인이 늘어난 것은 인플레이션과 투자규제 등으로 자국 내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진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브라질 집값은 평균 25% 올랐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선 44% 올랐다.

반면 미국 집값은 2003년 수준으로 떨어져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가격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06년 말에 비하면 마이애미는 51%,라스베이거스는 58% 빠진 상태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향후 5년간 미국 집값은 10~25%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집 값은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1분기 리우데자네이루 아파트 평균 가격은 평방피트(0.0929㎡)당 1058달러인 반면 마이애미 사우스비치의 아파트 가격은 354달러에 그쳤다. 스터드니키 사장은 "5년 전엔 마이애미가 두 배 수준이었는데 완전히 뒤집혔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거래를 제한하자 부자들이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올 들어 상하이와 충칭에서 부동산 보유세를 신설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등 부동산 긴축을 강화하고 있다.

강유현/정성택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