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투자증권은 27일 유가나 정제마진보다 정부 규제가 하반기 정유업종의 실적 모멘텀을 좌우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들의 휘발유·경유 소매 매출 리터당 100원 할인이 종료될 시점에 이르렀다"며 "불확실성이 많지만 본래 3개월에 걸친 한시적인 할인이었고 최근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여 점진적으로 종료하거나 완전히 종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정유사들이 리터당 100원 할인을 지속할 경우 회사별로 연간 최소 3500억원에서 최대 9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할인 정책에 대해 결정하는 시점에 앞으로 정유주들의 주가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리터당 100원 할인이 7월에 완전히 종료되지 않을 경우 국내 점유율이 가장 낮고 수출 비중이 높은 S-Oil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7월 초에 100원 할인이 종료된다면 이와 관련한 손실이 가장 크고 2분기 공정위 과징금과 정기보수에 따른 이익 급감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SK이노베이션이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에 따른 유가 하락에 대해서는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조 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들은 글로벌 석유회사와 달리 원유를 가공하고 석유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수익 구조"라며 "유가가 하향 안정돼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면 정제마진이 계속 강세를 유지할 수 있어 비축유 방출이 정유업종에 끼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