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할 때 적군은 절대로 아군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전황에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하죠.우리는 학생들을 교육시킬 때도 그같은 능력을 기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

레셰프 텐 와이즈만연구소 나노과학센터장(사진)은 이스라엘이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올인'하는 이유로 '서바이벌 정신'을 들었다.

텐 센터장은 1985년 와이즈만연구소에서 테뉴어(종신교수 자격)를 받은 나노과학의 권위자로,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이스라엘 과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이스라엘 과학기술 발전 과정은 그동안 살아남기 위해 지내온 행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건국 직후 척박한 땅에서 먹고살기 위해 관개농업(灌漑農業)을 집중 육성했고 이는 네타핌이라는 세계 최대 관개업체를 낳았다. 농업 발전은 생명공학으로 이어져 세계 10위권 제약사인 테바를 탄생시켰다. 적은 인구로 주변국들과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군 현대화가 필수적이었다.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군대의 정보통신기술(ICT)은 체크포인트,오디오코드와 같은 세계적인 ICT업체의 성장 밑거름이 됐다.

'생존을 위한 과학'은 투자 우선순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텐 센터장은 "우주정거장이나 입자가속기는 투입 자본 대비 효율이 낮고 다른 나라 설비를 빌려도 되기 때문에 만들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군사적 쓰임새가 있는 인공위성이나 고성능 전자현미경은 투자비가 커도 꼭 필요하니까 개발하는 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