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미주리강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근처의 원자력 발전소에 물이 흘러들어가 비상이 걸렸다. 원전 안전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참사의 여파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26일 오전 미주리강을 떠받치던 600m 높이의 제방 일부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북쪽으로 32㎞ 떨어진 포트 칼훈 원전의 보조건물과 격납시설 주위로 물이 들어찼다. 이 원전은 연료 교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빅터 드릭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대변인은 "물이 원전 내부로는 들어가지 않았다"며 "강의 수위가 원전이 버틸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 원전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물이 원전 주변의 주 전압기로 유입되면서 전원이 차단되는 바람에 비상 전력기가 가동된 상태라고 원전 운영사인 오마하전력공사는 설명했다. 제프 헨슨 오마하전력 대변인은 "홍수가 수그러들기 전에는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 없다"며 "무너진 제방은 원전의 안전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미주리강 상류에서 미 육군 공병대가 물을 대량으로 방류한 데다 로키산맥의 만년설까지 녹아내리고 있어 당분간 홍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