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저가 메리트와 IT(정보기술)주 투자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코스닥지수가 최근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조적으로 탄력적인 반등세를 이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수급주체 간 매매공방이 벌어지면서 등락을 다소 거듭했지만 오름세로 방향을 튼 모습이다. 오후 2시27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1포인트(0.38%) 오른 475.47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피지수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로 17.00포인트(0.81%) 떨어진 2073.81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 등 해외변수에 민감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대외변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메리트가 돋보인 코스닥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지수는 전날까지 4거래일간 연속 상승, 3.59% 올랐다.

또한 IT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IT 관련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가 선전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2분기 실적 우려로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린 IT주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코스닥지수도 힘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닥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간 지난 4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지수도 6.57% 상승,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52%)을 웃돌았다. 이와 함께 코스닥시장에선 한때 시가총액 4위로 밀려났던 발광다이오드(LED)업체 서울반도체가 시총 2위 자리를 되찾기도 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 IT(정보기술) 업종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IT 관련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이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제조업지수가 하반기에 반등하면서 3분기 IT주에 증시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비춰 코스닥지수 흐름도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대형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최근 수급 동향 역시 대형 우량주에 편중돼 있어 코스닥시장의 상대적인 호조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다. 매년 이어지는 코스닥기업 퇴출 등 코스닥시장에 대한 불신과 우량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이탈 등 구조적인 문제도 지적됐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매수세가 확산될 수 있겠지만 코스닥지수가 그동안 소외된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주도적으로 힘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증시가 반등에 나선다면 대형주 강세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홍 팀장도 "올 들어 코스닥지수의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코스피지수와 일정 부분 갭(격차) 메우기는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중기적인 관점에서 코스닥시장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웃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