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야당도 놀란 '튀는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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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너무 친절하게 나와 당황스럽다. 선거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 연일 '재계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A의원의 반응이다. A의원은 6월국회 들어 한나라당의 '전향적 태도'에 여러번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진중공업 파업사태와 관련해 조남호 회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주장하면서도 될까 싶었는데,한나라당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엊그제는 노동계가 요구하고 있는 노조법 개정안도 전체회의에 상정해 논의해보자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막판 반대로 없던 일이 되긴 했지만,민주당 입장에선 전혀 예상치 못한 '진전'이었다는 것.
한나라당의 이 같은 변신을 야당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한다. A의원은 "당장 7월부터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는 노조법이 시행되는데,이제 와서 개정안을 상정하자는 게 무슨 의도겠냐.선거를 앞두고 노동계 눈치를 엄청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노동현안뿐 아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앞장서 '경제단체장들은 국회에 나오라'며 목청을 높이는 모습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 수장들을 국회로 부르는 데 멍석을 깐 것은 정태근 의원 등 한나라당 소장파다. 소장파 리더격인 정두언 의원은 아예 "재벌세습과 문어발식 경영이 북한의 세습체제를 능가한다"는 막말 수준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새 당 대표를 뽑는 당 전당대회는 '누가 대기업 때리기를 잘하나'를 겨루는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브레이크없이 달려가는 폭주기관차를 연상시킨다. 오죽하면 경제관료 출신 민주당 중진 의원이 "야당이 대기업 비판하는 것과 집권여당이 그러는 것은 천지 차이인데…"라며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일까. 경제통인 한나라당 B중진 의원은 이런 행태를 '뒤늦은 분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 기업이 지탄받을 행태를 보인 것도 사실이지만,선거를 앞두고 마구잡이식으로 대기업을 매도한다고 서민경제가 나아지느냐"고 비판했다. 야당마저 놀라는 한나라당의 막무가내식 기업 때리기와 뒤늦은 '변심'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김형호 정치부 기자 chsan@hankyung.com
한나라당의 이 같은 변신을 야당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한다. A의원은 "당장 7월부터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는 노조법이 시행되는데,이제 와서 개정안을 상정하자는 게 무슨 의도겠냐.선거를 앞두고 노동계 눈치를 엄청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노동현안뿐 아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앞장서 '경제단체장들은 국회에 나오라'며 목청을 높이는 모습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 수장들을 국회로 부르는 데 멍석을 깐 것은 정태근 의원 등 한나라당 소장파다. 소장파 리더격인 정두언 의원은 아예 "재벌세습과 문어발식 경영이 북한의 세습체제를 능가한다"는 막말 수준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새 당 대표를 뽑는 당 전당대회는 '누가 대기업 때리기를 잘하나'를 겨루는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브레이크없이 달려가는 폭주기관차를 연상시킨다. 오죽하면 경제관료 출신 민주당 중진 의원이 "야당이 대기업 비판하는 것과 집권여당이 그러는 것은 천지 차이인데…"라며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일까. 경제통인 한나라당 B중진 의원은 이런 행태를 '뒤늦은 분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 기업이 지탄받을 행태를 보인 것도 사실이지만,선거를 앞두고 마구잡이식으로 대기업을 매도한다고 서민경제가 나아지느냐"고 비판했다. 야당마저 놀라는 한나라당의 막무가내식 기업 때리기와 뒤늦은 '변심'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김형호 정치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