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지수가 1조원이 넘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에 하락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4800억원 규모의 매물이 나와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그리스 재정개혁법안 표결을 앞두고 불거진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회피(헤지) 성격이기 때문에 추세적인 약세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대신 그리스 표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위인 상황이라 증시가 바닥을 다질 것으로 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가지 불확실성 중 하나인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종료는 FOMC가 끝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얘기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낮다"며 "그리스 문제도 의회에서 자구책에 대한 승인이 나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 양적완화 종료가 유동성정책의 종료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 문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더 우세하다"며 "이번주 증시는 변동성을 나타내는 가운데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지수를 압박한 프로그램 매물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 중 4000억원 정도가 차익거래에서 나왔다"며 "차익거래는 베이시스가 좋아지면 언제든지 다시 매수세로 바뀔 수 있어 지속적으로 증시를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베이시스를 악화시킨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는 그리스 불확실성에 대한 다소 기계적인 포지션잡기였다는 것이다.

업종전략은 2분기 실적시즌이 다가오는 것을 감안해 호실적주 위주로 대응하라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주도주인 자동차 화학 정유를 계속 가져가야 하냐는 고민이 생기고 있다"며 "그래도 여전히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차·화·정이 차지하는 이익증가 비중이 가장 크다"고 전했다. 차·화·정과 함께 다음으로 1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폭이 큰 건설과 기계 등에도 추가적인 관심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단기전략으로 "다음달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주, 가계부채 및 저축은행 대책발표 이슈로 건설주가 부각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