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이 고속철도를 통해 1일 경제권으로 급속히 통합되고 있다. 수천㎞ 떨어진 도시를 잇는 고속철이 개통되면서 중간 기점인 중소 도시들의 개발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속철을 통한 국토 균형 개발과 내수 진작이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에도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도시가 단일생활권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매년 7000억위안(117조원),총 3조5000억위안을 고속철에 투자한다. 2020년까지 총길이를 지난해 말(8358㎞)에 비해 2배 가까운 1만6000㎞로 늘리는 게 목표다.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 계획은 대륙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4종4횡(四縱四橫)'의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베이징~홍콩 등 남북을 연결하는 4개 노선과 상하이~청두처럼 동서로 잇는 4개 구간을 축으로 고속철도망을 구축한다는 것.

중국의 고속철도망 건설 작업은 2008년 8월1일 개통된 베이징~톈진(115㎞) 노선에서 시작됐다. 이후 우한~광저우(1069㎞),정저우~시안(458㎞),상하이~난징(300㎞),창춘~지린(108㎞) 등 4종4횡을 형성하거나 연결하는 일부 구간들이 개통돼 운행되고 있다.

이번 베이징~상하이 구간 개통으로 4종4횡 중 첫 번째 완결형 노선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다음달에 하얼빈~다롄 구간이 시험운행을 하는 것을 비롯해 12개 노선이 추가로 건설된다.

4종4횡의 철도망 구축이 완공되면 우루무치 등 서부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을 베이징에서 열차로 한나절 남짓한 시간에 갈 수 있게 된다. 리쥔 철도부 운송국 주임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징후고속철도 개통으로만 한 해 평균 8000만명,화물로는 1억3000만t을 실어나르는 경제동맥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고속철은 중화부흥의 상징

고속철이 개통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 도시들의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우한~광저우 고속철이 개통되자 광둥성의 제조업이 후난성 후베이성 등 내륙지역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징후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더저우 짜오좡 벙부 등 중소 도시들에는 기업들의 투자와 개발 프로젝트 등이 급증했다. 고속철이 공산당의 아킬레스건인 지역 간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이 고속철도 건설에 올인하는 이유는 경기 부양과 소비 증진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외에도 "한풀이의 뜻도 있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륙횡단철도를 놓던 서부개발 시절에 저임금의 철도 노동자를 수출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 철도기술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징후고속열차=조주현 특파원/김태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