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풍산개'의 제작사인 김기덕 감독이 관객들에게 감사편지를 보내왔다.

'풍산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주인공(윤계상)이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여자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분단 드라마다. 23일 영화 개봉 후 4일만에 28만이 넘는 스코어를 기록하며 개봉 첫 주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8일 김 감독은 '풍산개'의 제작·배급사 NEW를 통해 "고생한 스태프와 배우, 영화를 사랑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며 영화 흥행에 대한 인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어젯밤 전재홍 감독으로부터 '풍산개'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고생한 스탭들의 개런티를 줄 수 있게 되었고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눈물이 났다"라며 "내가 각본을 쓴 초 저예산 영화가 한국 극장에서 이익을 내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라며 말했다.

이어 "이제 한국 관객들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사하다"라며 "곧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도 부디 '풍산개'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극장 숫자가 줄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2억 원의 초저예산 `풍산개`가 200개가 넘는 극장에 당당히 걸려 관객을 만나는 것이 저 개인에겐 기적 같은 일이고 또 이것이 모델이 되어 한국의 저예산 영화의 희망이 싹트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영화 제작과정과 관련해서는 "시골 오두막에서 쓴 시나리오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라며 "사무실이 없어 월세도 못 내는 전 감독의 5평 방을 열명이 북적거리며 사무실로 썼고 법인 통장 개인 통장 서랍에 녹슨 외국 동전까지 끌어 모아 찍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후반 작업 진행비가 없어 연출 제작부까지 다른 영화 현장으로 다 보내고 피디와 감독만 남아 거의 굶으며 완성했고 '풍산개' 회사 지분을 10프로라도 팔아 후반 작업비를 하려고 수소문했지만 팔리지 않아 '풍산개'가 망하면 멀리 떠날 계획까지 세웠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지난 토요일이 6.25 61주년인데 6.25를 생각하는 차이만큼 '풍산개'를 이해하는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간 제 영화 주제를 이해하는 만큼 또한 차이가 있을 것이고 예산 부족으로 아쉬운 장면도 있을 것"이라며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내고 영화를 봐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글을 맺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