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의 분수령이 될 재정긴축안의 의회 투표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갈피를 못잡으면서 전문가들도 "확인하고 가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8일 "그리스 긴축안이 전세계 시장의 최대 화두가 되면서 우리 증시도 힘을 못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100선 돌파를 목전에 두는 등 1% 넘게 상승했다가 오후 들어 하락 반전, 결국 0.36% 하락 마감했다.

박 팀장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장중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29일로 예정된 그리스 긴축안 표결 결과가 나온 뒤 투자판단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중소형주가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시장 전반의 추세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수익률 게임"이라고 해석하며 "증시가 반등하려면 수출주, 대형주가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가 박스권 안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밴드 하단에서 '매수', 상단에서 '매도'하는 단기 투자전략은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유로화의 흐름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유럽 재정 이슈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이날 프로그램에서 대량 매수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밀렸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조정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유가 상승이 한풀 꺽이는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인플레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나마 줄어들고 있다"며 "오는 8월 정도면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 아닌, 소프트 패치란 게 확인될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설비투자 업종인 건설, 조선, 기계 등이 주도주로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동차의 경우 조정 장에서도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지수가 반등하면 주도주로 다시 한번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