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로드숍'과 '중 · 저가 브랜드'로 대표되는 '한국에서의 성공 방정식'을 중국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2015년 중국 매출 6조원 달성'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고급 브랜드만 취급하는 기존 백화점 중심 판매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성관 이랜드리테일 의류부문장(이사)은 28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10차 유통위원회'에서 "백화점에 집중했던 이랜드의 중국 내 유통전략을 복합쇼핑몰 및 로드숍으로 다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이사는 "중국 유통시장에서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로드숍과 복합쇼핑몰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현재 티니위니,스코필드 등 23개 브랜드를 중국 내 4200여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중 98%는 백화점에 들어선 매장이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고가 전략과 백화점 위주의 판매전략을 앞세워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에서 티니위니와 스코필드는 판매가격과 백화점 매장 위치 등에서 '폴로 랄프로렌'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내 주요 백화점에 대부분 입점한 만큼 이제 로드숍과 복합쇼핑몰로 눈을 돌리겠다는 의미"라며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의미일 뿐 기존 백화점 중심의 고가 브랜드 전략을 버리고 로드숍에 올인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로드숍 확대 전략에 발맞춰 중 · 저가 브랜드를 중국에 론칭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부유층은 물론 서민들의 소득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중 · 저가 패션시장 규모도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 이사는 "이랜드는 국내에서 로드숍과 중 · 저가 브랜드로 큰 기업"이라며 "중국에서 고가제품으로 성공해 국내에서 중 · 저가 브랜드로 성장했던 점을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패션시장 규모가 5년 안에 지금의 10배로 커질 것으로 보고,시장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중국 내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유통망 등을 전반적으로 손질하겠다는 뜻이라고 이랜드 측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유통위원회에서 발표를 맡은 다니엘 후 맥킨지 중국사무소 파트너는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유통업체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조미현/오상헌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