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중국이 핸드백 화장품 등 사치품의 수입 관세를 조만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이지만 세수 감소와 빈부격차 확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일부 사치품에 적용되는 수입 관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중국 상무부의 야오지안 대변인은 “상무부를 포함해 일부 정부 부처가 사치품의 수입 관세율을 낮추는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인하 시기는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야오지안 대변인은 이달 초 기자 회견에서도 일부 품목의 수입 관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어 중국 정부가 사실상 인하 방침을 굳힌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그는 인하 대상 품목과 인하폭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WSJ는 현재 중국의 핸드백 와인 시계 화장품 등에 대한 수입 관세율이 평균 10∼30%에 달한다고 소개했다.중국은 세계에서 명품 소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높은 관세 부담으로 상당수 중국인들은 해외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이 사들인 명품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이다.

중국 정부가 사치품의 수입 관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해외의 압박과 국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그동안 여러 나라들이 중국이 명품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또 고소득층이 해외에서 쇼핑을 즐기는 바람에 중국 내수시장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감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당장 중국 재무부는 관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또 관세 인하 조치가 일부 고소득층에만 국한되는 것이어서 빈부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강하다.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학회의 메이신유 연구원은 “사치품 관세를 낮추면 정부가 부자들의 편의만 봐 준다는 비난이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미국 컨설팅 회사 모니터그룹의 토르스텐 스톡커는 “화장품 주류 담배 등이 인하 품목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관세율이 낮아지면 해당 제조사들은 중국에서의 판매 가격을 순차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