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대학 등록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여주대학의 무분별한 등록금 사용실태가 공개돼 맹비난을 받고 있다.

28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경기도 여주군에 위치한 여주대학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고발했다.

여주대학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는 일반 음식점, 목욕탕, 백화점은 물론 유흥업소까지 있었지만 정작 학교 측에서는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꺼리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PD수첩'이 전체 사용 내역 2만5,720건을 분석한 결과 강남 일대에서 사용된 카드의 경우 1월 1일 마사지 업소, 커피 전문점, 일식집에서 쓰였다. 수원에 위치한 'ㄱ' 일식집에서는 57회에 2,500여만원을 사용했다. 화성시에서 주로 사용된 카드는 'ㅅ' 한정식당에서 한 달 평균 5~6회, 총 121회에 1,600여만원을 사용했다. 의류 구매, 백만 원대의 회식과 트랜스젠더바, 룸살롱까지 드나든 것으로 확인돼 법인카드의 허술한 관리가 사실로 드러났다.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재단회계와 대학회계가 분리돼 재단법인 관계자는 교비를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여주대학 정 모 전(前) 이사장의 주소지 주변의 마트, 약국, 커피전문점, 식당 등에서 상당한 액수의 카드가 쓰였다.

심지어 마트에서는 기저귀까지 구입한 내역이 드러났다.

또한 여주대학에서는 일부학과의 학생들이 필수 학기제를 명분으로 뉴질랜드에 잇는 한 사립대학으로 2개월 간 연수를 가야 하는 시스템이 있음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사립대학 또한 홍석보 여주대학 재단 이사가 설립한 학교였다. 또한 학생들이 연수를 위해 내는 비싼 등록금의 일부가 홍석보 이사의 개인계자로 송금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여주대학 측에서는 "그건 우리학교가 알 바 아니다"며 사태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여주대학의 등록금 이용실태와 등록금 인상 원인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여주대학의 일부 학과는 다른 사립대학교보다도 높은 수준인 매년 1000만원의 등록금을 받아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비리가 공개되자 여주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재학생 및 네티즌의 비난의 글이 쇄도했고 특히 '난 지금도 등록금 내려고 아르바이트 하고 왔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