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나체를 같이 봤다고?"…역사를 바꾼 스캔들
리디아의 칸다울레스왕은 아내의 나체가 너무 아름다워 혼자 보기 아쉬운 마음에 총애하는 신하 기게스를 침실에 숨겨둔다. 이를 눈치챈 왕비가 기게스에게 왕을 죽이든지 스스로 죽든지 선택을 요구하자 기게스는 왕을 죽이고 왕비와 왕국을 얻게된다.

진짜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고 했던가?

일본 저술가 운노 히로시가 '역사를 비틀어버린 세기의 스캔들'(북스넛 펴냄)을 발간했다.

저자는 스캔들에 대해 "스캔들이란 넘어지는 것이다. 뭔가에 발이 걸려 벌러덩 넘어진다"고 표현했다.

이 책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희대의 스캔들이 정리돼 있다.

로마의 칼리굴라(재위 37~41)와 네로(재위 54~68)는 역사를 바꿔버린 스캔들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칼릴굴라는 근친이나 주변 사람들을 차례로 독살하고 자신의 누이들과 육체 관계도 서슴지 않았다.

줏대 없는 클라우디우스가 왕권을 이어받았고, 곧 내로 황제의 시대가 왔다. 내로 황제는 엄청나게 사치스러운 잔치와 끝없는 성적 쾌락을 추구했다. 그리고 로마가 노후화해 지저분하다며 불을 질러 태워버렸다.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네로가 지배한 약 30년은 로마의 역사상 가장 힘겨운 시기였다. 국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사회는 타락했다. 황제들에 대한 온갖 추문이 횡행했다. 훗날 역사가들은 이 세 사람을 로마 제국의 역사를 갉아먹은 ‘3대 스캔들 황제’로 기록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가 미국 뉴욕에서 성폭행 미수,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국제 사회에서 화제가 됐다.

저자는 "세상을 뒤흔들었던 스캔들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가치관의 혼란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책이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