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 사진)가 지난해 8억6300만엔(114억8325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일본 내 CEO 중 최고액인 닛산자동차 카를로스 곤 사장의 연봉(9억8200만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8일 소니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스트링거 회장이 스톡옵션을 포함해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총 8억6300만엔의 연봉을 받았다고 29일 보도했다. 기본 보수는 3억4500만엔으로 전년(4억1000만엔)보다 줄었으나,같은 기간 스톡옵션이 4억650만엔에서 5억1800만엔으로 늘어나 전년 총 연봉액 8억1450만엔보다 5.95% 증가했다.

이날 스트링거 회장의 연봉이 공개되자 '회사는 죽어나는데 그렇게 많이 받을 수 있느냐'는 항의가 주주들로부터 빗발쳤다. 2시간반 동안 진행된 주총에는 소니 사상 가장 많은 8360명의 주주가 참석해 최근 네트워크 시스템 해킹으로 인해 1억건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주가가 떨어진 데 대해 성토했다. 또 2010회계연도에 2600억엔의 순손실을 내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도 따졌다. 이에 대해 스트링거 회장은 "소니의 침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며 머리를 숙였다.

미국 방송사 CBS 기자 출신인 스트링거 회장은 1997년 소니 북미법인의 CEO로 영입되면서 소니와 인연을 맺었다. 2005년 당시 침체에 빠진 소니를 살리기 위해 그는 소니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CEO로 선임됐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8년 1만여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이듬해엔 사업 분야별 연계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도 강행했다.

한때 매출이 올라 소니의 부활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있었지만,일본 대지진과 시스템 해킹 등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지면서 소니의 악몽이 재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