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등 3대 백화점이 의류 구두 · 잡화 화장품 등의 판매 대금 가운데 평균 30% 이상을 판매 수수료로 떼고 납품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이 주로 납품하는 가전제품의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18%대로 집계돼 대 · 중소기업 간 수수료율 부담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3개 백화점,5개 TV홈쇼핑,3개 대형마트 등 11개 대형 유통업체들의 판매 수수료 수준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백화점들의 상품별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피혁 · 잡화가 3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남성정장 33.5%,아웃도어 33.3%,여성정장 33.1%,캐주얼 32.7%,구두 31.2% 순이었다. 가전제품은 18.7%로 조사 품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같은 상품군에서도 업체별 판매 수수료율이 10%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여성정장의 경우 입점 업체의 최저 수수료율(19%)과 최고 수수료율(37.5%) 차이가 18.5%포인트에 달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성정장처럼 제조업체 수가 많은 품목의 경우 납품업체별로 수수료율을 차별화하기 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GS 현대 CJ 롯데 농수산 등 TV홈쇼핑 업체도 의류 품목에 최대 35.8%의 판매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판매장려금이란 명목으로 가공식품과 가정 · 생활용품에서 평균 8~10% 수준의 수수료를 뗐다.

공정위는 대형 유통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판매 수수료 외에 판촉사원 인건비,세트 제작비,배송료 등을 추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이에 대한 추가 실태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번 수수료율 공개로 납품업체들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개별 유통업체의 수수료율을 밝히지 않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화점에 물건을 납품하는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백화점 간 수수료율 차이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백화점들이 수수료율을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