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식비와 가공식품 등은 가격 하방경직성이 강해 시장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며 "정부가 정책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29일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시장 가격에 대한 정부 개입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옳지만 식자재 가격이 내려도 외식비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일반화돼 있어 시장에만 맡겨놓으면 물가 불안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식비는 소비자 단체를 통해 주요 가격을 공개해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고,가공식품은 담합이나 리뉴얼 제품 판매 등을 통한 편법 가격 인상을 막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장관은 "재정부 행정안전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힘을 모아 주요 가격 불안 품목별로 동향을 냉정하게 분석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만들고 처벌 기준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박 장관은 "내수 산업의 핵심인 서비스 분야에서 성과가 미진한 과제는 재추진 전략을 마련하는 동시에 신규 과제를 발굴하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음달 6일 끝나는 '기름값 100원 인하'와 관련해 "(각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후속 조치를 진지하게 협의하되 한목소리로 정책 방향을 정해 국민에게 혼선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예산 심의 · 편성의 중요성을 야구에 빗대 강조했다. 그는 "구속을 1㎞ 높이는 것보다는 제구력을 1㎝ 개선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예산을 무조건 늘리기보다는 적재적소에 투입해 재정 운용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야구를 환자 수준으로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의 열성 야구 마니아로 취임 이후 주요 현안을 야구에 빗대 풀이하고 있다. 지난 24일 경제5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름값과 통신요금을 인하한 기업들에 대해 "야구에서 희생타가 타율 계산에서 빠지고 타점은 기록해주는 규칙은 희생을 값지게 받아들이는 징표"라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