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와 앨라배마, 플로리다 등 미국 남동부 3개 주가 레이니어 호수의 물 사용을 둘러싼 분쟁을 20여년째 계속중인 가운데 법원 판결에 따라 일희일비를 하고 있다.

3개 주간 물분쟁의 대상이 된 레이니어 호수는 애틀랜타 북쪽에 위치한 대규모 호수로, 조지아 등 3개 주에 걸쳐 흐르는 채터후치강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1950년대 중반 미 육군공병대가 뷰포드댐을 건설한 뒤 350만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상수원 역할을 해왔으나 앨라배마와 플로리다 주가 지난 1990년 애틀랜타가 이 호수를 독점사용하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내면서 20여년간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조지아주는 레이니어 호수를 상수원으로 계속 이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가뭄으로 레이니어 호수의 방류량이 줄어들면 플로리다주는 채터후치강 하류의 애팔래치콜라만(灣)에 서식하는 굴과 홍합의 양식이 힘들어지고, 앨라배마주는 강 하류의 핵발전소에 냉각수 공급과 바지선 운항이 힘들어져 레이니어 호숫물의 공평한 사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미 연방 지방법원의 폴 매그누손 판사는 지난 2009년 7월 미 공병대가 레이니어 호수의 물을 애틀랜타 지역 상수원으로 공급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앨라배마와 플로리다 주의 손을 들어준뒤 2012년 7월까지 3년 내에 연방의회의 조정이나 3개 주간 합의안을 마련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조지아주의 서니 퍼듀, 플로리다주의 찰리 크리스트, 앨라배마주의 밥 라일리 주지사는 2009년 12월15일 앨라배마 주도인 몽고메리시에서 3자 회동을 갖고, 애틀랜타 북쪽에 있는 레이니어 호수 이용을 둘러싼 분쟁에 대한 타결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조지아주는 지난 2010년 4월 법원에 항소를 하는 한편으로 2개주와의 협상을 계속했다.

작년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새로 취임한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지난 15일 로버트 벤틀리 새 앨라배마 주지사와 만나 물분쟁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 항소법원은 28일 레이니어 호수 조성의 목적중 하나는 애틀랜타 지역에 대한 상수원 공급도 포함돼 있다고 지방법원 판결을 뒤집으면서 조지아주의 손을 들어준뒤 미 육군 공병대에 내년 7월까지 레이니어 호수의 물 배분방안에 관한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매그누손 판사는 레이니어 호수의 건설 목적은 수력발전, 바지선 운항, 홍수통제 등 크게 3가지로 애틀랜타 지역에 대한 상수원 공급역할은 인정하지 않았던 반면, 3명의 판사들로 구성된 항소법원은 뷰포드댐 건설이전에도 채터후치강을 통해 애틀랜타 지역에 상수를 공급했다며 레이니어 호수를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것은 합법이라고 인정한 것.

조지아주는 네이선 딜 주지사 취임이후 물분쟁에 패할 경우에 대비해 새로운 상수원 확보를 위해 4천600만달러의 채권발행계획을 세우는 등 부심해오던터라 이번 판결은 가뭄속 단비같은 뉴스였다.

딜 주지사 측은 즉각 성명을 발표해 환영한 반면, 앨라배마 주지사 측은 실망감을 표시한뒤 10명의 판사들로 구성된 항소법원에 상소를 하기로 했다.

레이니어 호수의 물 배분을 둘러싼 분쟁은 결국 3개주가 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한 내년 7월까지 법원판결에 따라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형국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