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는 거침 없는 오름세를 보였던 작년 하반기와 달리 올해 상반기 갈짓자 행보를 보였다. 지난 4월 코스피지수가 2231.47로 사상 최고치를 찍긴 했지만 그 만큼 가파른 조정을 보이면서 이후 1%도 상승하지 못한 채 보합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상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02%에 그쳤다.

그 중 중소형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13.94%로 가장 높았고, 일반 주식형 펀드는 4.06%를 기록했다. 배당주 펀드는 0.51%로 부진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팀장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주들이 4월까지는 강세를 보였으나 5월 이후 가격 부담에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면서 대형주 중심의 일반 펀드들의 수익률에 악영향을 줬다"고 풀이했다.

◆ 중소형 운용사 성과 좋아

운용사별로는 외국계와 중소형 운용사의 선전이 돋보였다.

JP모간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공모)이 12.13%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고 300억원 이상의 운용사 43개사 중 1위를 차지했다. JP모간자산운용은 작년 하반기에도 수익률 36.91%로 1위를 차지했었다.

유일한 국내 주식형 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가 선전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는 30개 내외의 국내 대형주에 선별 투자하는 펀드로 3년 수익률도 50.84%로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29.70%)을 웃돌고 있다.

꾸준히 좋은 성과를 기록하면서 연초 이후 1조2000억원 이상이 순유입돼 국내 주식형 펀드 중 가장 큰 펀드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마이애셋자산운용은 작년 하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위에 올랐다. 총 설정액 780억원의 대표 펀드인 '마이트리플스타' 펀드를 비롯해 3개의 국내 주식형 펀드를 운용중이다.

마이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마이트리플스타 펀드는 일부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사용해 공모주 등에 적극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장기 수익률로도 우수한 성과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대신자산운용이 10.67%로 전기 대비 21계단 뛰어오른 3위에 위치했고, 현대자산운용과 피델리티자산운용이 각각 10.65%, 10.64%로 4, 5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GS자산운용(9.30%),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9.13%), 산은자산운용(7.32%), 메리츠자산운용(7.12%),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6.73%)이 10위권 내 들었다.

JP모간자산운용과 알리안츠GI자산운용을 제외하고는 국내 주식형 설정 규모가 3000억원 이하의 중소형 운용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기 대비 성과가 크게 개선된 곳들도 눈에 띄었다.

신건국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작년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대형주 상승장이 나타나면서 대형주를 고루 편입하고 있는 대형 운용사들의 펀드 성과가 좋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조정장과 함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주도주 변화에 집중력을 발휘했던 중소형사의 성과가 더 양호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펀드 숫자가 적기 때문에 몇개 펀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면 평균 수익률도 빠르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풀이했다.

◆ 압축 펀드 성공적 운용

개별 펀드별로는 중소형주 펀드와 압축 펀드가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순자산 100억원 이상의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삼성중소형FOCUS' 펀드로 22.43%에 달했다. 이 펀드는 성장 잠재력이 높고 대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3년 수익률도 64.84%로 중소형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42.39%)을 앞서고 있다.

'교보악사코어셀렉션' 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 18.31%로 뒤를 이었다. 이 펀드는 40개 내외 종목에 투자하는 압축 펀드로 퀀트(계량적분석)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개발한 8개 투자지표에 따라 종목을 선정한다.

역시 중소형주 펀드인 '알리안츠Best중소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82%였고, 범혐대 그룹주에 투자하는 '현대현대그룹플러스' 펀드도 자동차주의 강세에 힘입어 16.89%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키움자산운용이 내놓은 첫번째 펀드인 '키움승부' 펀드가 16.46%,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는 15.89% 수익률을 냈다.

이 밖에 '삼성코리아소수정예'펀드(15.22%),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펀드(14.93%), '삼성H-auto' 펀드(14.73%), '삼성장기주택마련대표'(14.63%) 순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