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과는 프라운호퍼연구소의 한 부서로 보면 됩니다. "

요아힘 뵈스 다름슈타트공대 시스템안전 및 기계음향학과 교수(사진)의 말이다. 300여명의 학사 · 석사 · 박사과정과 석 · 박사통합과정 학생들이 재학 중인 이 학과는 현재 LBF 전기차프로젝트 총괄매니저인 홀거 한젤카 교수가 만들었다.

독일은 한국과 달리 교수와 연구원 겸직이 가능하다. 교수가 LBF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하고, 정식 교수 자격이 있는 LBF 연구원이 강의를 맡기도 한다. 한젤카 교수는 다름슈타트공대 출신으로 양측의 관계는 상당히 밀접하다. 한젤카 교수는 "산학 일체 시스템은 과학기술의 '중대한 진보'를 이루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박사과정 학생 50명 중 30명이 LBF와 학교를 오가며 공부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LBF에서의 실무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양측은 인력뿐 아니라 연구장비도 공유한다. 시스템안전 및 기계음향학과는 당초 시스템안전기계공학과였지만 기계음향학을 들여오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뵈스 교수는 "시스템안전을 저해하는 큰 요소가 진동이고 진동은 결국 기계적인 손상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음향학과 기계공학이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3~4명이 조를 짜 소음을 낮추는 연구를 위해 1주일가량 공장 실사를 진행한 뒤 학교로 돌아와 한 달간 분석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는 교수는 물론 해당 기업에도 제출한다.

뵈스 교수는 "기업이 요청하는 연구프로젝트가 많은데 연구에 참여하던 학생이 관련기업에 채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기껏 가르쳐 놓으면 도망가는 모양이라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농담했다.

이 학과는 1960년부터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예컨대 자동차 엔진 내부 진동과 부품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시스템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

또 태양광 전지 내에서 직류와 교류가 서로 전환될 때 나오는 큰 주파수에 따른 소음과 불쾌감을 저감할 수 있는 연구도 하고 있다. 뵈스 교수는 "우사(牛舍)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붙이면 소가 들어가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미세한 소음과 진동까지 감지해 저감하는 것이 중점 과제"라고 말했다.

다름슈타트=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