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남자 100m 경기가 주목받고 있다.

참가 선수들이 지금까지의 기록을 깨고 또 하나의 세계 신기록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대회를 앞두고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임홍철 교수의 도움말로 100m 달리기에 얽힌 인간의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단연 자메이카의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25)가 손꼽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잇따라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3관왕에 오른 볼트는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유일무이한 선수로 기록돼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사나이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그의 독주를 예상하고 있지만,이보다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9.4초’의 벽을 깰 수 있을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있다.

인간이 10초대 벽을 깬 것은 지난 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다. 미국의 짐 하인스는 9.95초라는 기록을 달성, 10초대 벽이 무너졌다. 이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36㎞의 속도가 된다. 다시 말해 1초에 약 10.2m를 달리는 것이다. 이처럼 100m를 최대한 빨리 달리려면 폭발적인 근육의 힘과 함께 빠른 스타트, 경기장의 바람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다.

특히 100분의 1초를 경신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스포츠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현재 체형으로 인간이 최대한 빨리 달릴 수 있는 한계를 종전 9.5초에서 9.4초로 수정해둔 상황이다.

◇찰나에 모든 것이 결정 = 0.01초의 승부에서 모든 요소는 변수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통제가 힘든 게 바로 바람이다. 보통 뒷바람이 초속 2m면 바람이 전혀 없을 때에 비해 남자는 0.1초, 여자는 0.12초 정도의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각과 반응 속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은 출발 신호를 받아들이고 근육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속도 역시 단축해야 한다. 보통의 반응 속도는 최소 0.1초인데, 이는 청각신호가 뇌까지 가는 데 0.08초, 이에 따른 근육의 반응을0.02초로 나눠 볼 수 있다.

육상선수라 할지라도 신체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다. 우리 몸에는 짧은 시간에 강한 힘을 발휘하는 근육(백근섬유)과 순간에 발휘되는 힘은 작지만 쉽게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꾸준하게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적근섬유)이 따로 있다.

따라서 단거리는 근육의 순간적인 힘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100m 선수들이 마라톤 선수들과 달리 근육질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단거리는 순간적인 힘이 중요한 만큼 유산소운동이 아니라 무산소 운동에 가깝다. 육상에서 유난히 많은 금메달을 따고 있는 자메이카인의 근육에는 단거리를 잘할 수 있는 유전자적인 요소가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