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주제발표문을 통해 '주요 금융이슈 10가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발표했다. 각각의 사안에 대한 금감원의 평가와 향후 정책 방향까지 덧붙인 친절한 리포트였다.

권 원장은 "감독당국이 고민하고 있는 주요 금융이슈들"이라며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저축은행 △금융권 외형 경쟁 △그리스 사태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 △금융회사 지배구조 △금융회사 여신 관행 △금융 정보기술(IT) 보안 △금융소비자 보호 △감독원 쇄신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을 통해 부실을 정리하고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권 원장은 "호황이 끝나면 반드시 부실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감독당국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감독당국의 일은 "파티가 끝났을 때 펀치볼(술 섞인 음료수 통)을 치우는 것처럼 악역을 맡는 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감독당국은 도덕적으로 더욱 무장돼 있어야 한다"고 비유했다.

권 원장의 발표내용에 대해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10개의 주요 이슈 가운데 8개가 'ㄱ'자로 시작한다"며 "'ㅎ'으로 시작하는 회계 문제도 고민거리에 넣어 달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혼란이 없도록 관심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